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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의 학습법 (한근태)

Thoughts/요약

by 심언 2020. 12. 11.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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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배움이 즐거운 어른

한번 배운 건 언젠가 쓸 때가 있다는 것과 기억이란 게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책을 효과적으로 보는 법, 메모하는 법, 메모를 저장하는 법, 저장한 정보를 꺼내는 법, 요약하는 법, 정보와 정보를 연결하는 법, 아는 걸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법, 배운 걸 오래 기억하는 법 등등, 그러면서 서서히 나만의 학습방법을 만들어왔다.

첫째, 관심분야가 있고 공부하는 즐거움을 알아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학습의 출발점은 관심분야의 발견 혹은 탄생이다. 관심분야가 생기면 공부하기 시작하고 종착역은 이를 공부해 책으로 엮어내는 것이다. 관심분야를 발견하고 관련한 공부를 할 수 있다면 세상에 이보다 신나는 일은 없다.

둘째, 밑천이다. 관심이란 투자를 해야 생긴다. 매사에 관심이 없다는 건 그동안 공부에 아무런 투자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교 졸업 후 분서갱유의 삶을 살았고 그 결과 관심의 샘이 말랐다. 공부를 하려면 밑천을 장만해야 한다. 핵심은 자발성이다. 학생 때의 공부는 억지로 하는 공부다. 하지만 나이 들어 하는 공부는 완전 반대다.

셋째, 생산적으로 지식을 나누고 배출할 수 있는 채널이 있어야 한다. 학습은 인풋 못지않게 아웃풋이 중요하다.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학습방법은 아웃풋을 전제로 공부하는 것이다. 내 경우 배운 걸 강연으로 푼다. 강연을 하면서 내공이 쌓이면 이를 책으로 쓴다. 쓴 책으로 독서토론회 같은 걸 하면서 추가로 내용을 보강한다.

 

1

지식은 어떻게 무기가 되는가

 

지식의 흡수보다 중요한 것

 

지식이 자산이 되는 시대

후반에 빛을 발하는 친구들의 공통점은 자기 분야에서 대가가 되기 위해 목표를 세우고 평생 노력했다는 것이다. 지식사회에서 전문성이란 최소한의 자기 보호 방편이다.

빈부 격차가 커지고 있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부자들은 평생 먹고살 만큼 부를 축적했어도 자식들 교육에 목숨을 건다. 부는 물려줄 수 있지만 지식은 물려줄 수 없고, 지식이 없으면 물려준 부도 지킬 수 없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가난한 사람이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기 힘든 것도 가난한 사람이 부자에 비해 지식을 얻는 것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지식을 가진 자가 모든 것을 독점한다.

 

지식 관리에 필요한 능력

톰 피터스(Tom Peters)는 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람으로 유명하다. 그는 미래에 가장 힘 있는 사람은 지식을 다른 사람에게 가장 잘 이전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일을 잘하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과 비용을 보면 알 수 있다. 운동선수들은 한 경기를 위해 수십 시간, 수백 시간을 준비하지만 직장인들은 자기계발에 하루 10분도 쓰지 않는다.

 

예전에는 재화의 획득과 분배가 가장 큰 문제였지만 미래의 지식 사회에서는 지식의 획득과 분배에 관한 문제가 가장 핵심적 문제가 될 것이다. 지식 사회는 어떤 사회보다 경쟁이 치열하다. 지식 사회에서는 누구나 지식에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과를 올리지 못하는 데 대한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다.

앞으로 가난한 국가는 사라진다. 오로지 무지한 국가만이 남는다. 지식 사회에서는 모든 사람이 자신의 지위를 획득할 수 있고, 모든 사람이 자신을 스스로 향상시킬 수 있다. 이전의 사회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이 성공할 수 있는 사회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전의 어떤 사회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이 실패하거나 이류로 전락할 수 있는 사회다.”

- 피터 드러커

 

엘빈 토플러도 “21세기의 문맹자는 글을 읽고 쓸 줄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학습하고, 교정하고, 재학습하는 능력이 없는 사람을 의미한다.”라고 했다.

 

지식이라는 무기

예전에는 돈을 가진 자가 세상을 지배했지만 앞으로의 시대에는 지식을 가진 자가 모든 것을 지배하게 될 것이다.

돈과 달리 지식은 세습이 불가능하다. 지식은 철저히 개인이 노력하여 얻어야 한다.

 

배움에 대한 갈망과 선순환

배움의 시작은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무언가를 배우려는 겸손한 자세에서 출발한다. 배움의 필요성을 절감할 때 스승은 나타나고, 스승이란 결코 찾아가서 가르치는 법이 없다(師無往敎之義).

중요한 것은 정보를 어떻게 흡수하고, 그것을 소화, 배설하여 선순환이 이루어지게 할 것이냐다.

늘 호기심을 가지고 세상을 보는 것, 모든 것에서 배우는 것, 배운 지식과 경험을 주기적으로 정리하고 주변과 나누고 피드백을 받는 것, 이것이 지식의 신진대사다.

 

유연한 사고와 호기심

배움은 책과 강의와 세미나를 통해서만 얻는 것이 아니다. 가장 좋은 배움의 장소는 현장이다. 노사 관계를 가장 잘 배울 수 있는 장소는 노사가 협상을 벌이고 대립하는 바로 그 장소다. 고객 만족을 배우는 장소는 많은 고객이 왔다 갔다 하는 백화점이나 시장이다.

처음에 일을 하게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호기심에서 여러 일을 한다. 문제점을 찾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궁리도 한다.

경험만 하고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으면 원주민으로 머물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원주민이란 그곳의 지리에는 빠삭하지만 타지인이 가질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은 갖지 못한 사람을 일컫는다. 지식인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현장에서의 경험과 이론적인 것을 결합시켜 자신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서는 숲에서 나와 숲을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한 분야의 대가가 된다는 것은 한 분야만을 공부한 사람을 뜻하지는 않는다. 땅을 깊게 파려면 넓게 파야 하듯이 깊게 파기 위해서는 내 분야만이 아닌 다른 분야에 대한 관심을 갖고 배우려고 노력해야 한다.

지식 혁명은 다른 지식과의 만남을 통해 이루어진다.”라는 피터 드러커의 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흔히 사람들은 자신의 약점은 잘 알지만 장점은 잘 모른다.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장점에 집중해야 한다.

뜻하지 않게 이루었던 성공, 자기도 모르게 몰입했던 사건, 늘 동경하던 일, 하면서 즐거움을 느꼈던 일을 되돌아보는 것이 장점을 찾는 요령이다.

 

지식인이란 자신이 하고 있는 활동과 제품에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사람이다. 피터 드러커는 우리는 자신을 스스로 경영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 최초의 세대다라고 했다.

지식인은 늘 자신에 대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야 한다. 나의 과업은 무엇인가? 앞으로 내 일은 어떤 것이 되어야 하는가? 그런 것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어떤 방법으로 해야 하는가? 내게 맞는 방법은 무엇인가? 5년 후, 10년 후 내 모습은 어떠해야 하는가? 매년 내 이력서는 달라지고 있는가? 나는 내 분야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가?

 

창출로 이어지는 지식이 진짜 지식

공자는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참 지식이라고 했다. 최고의 지는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라는 의미다.

 

지식, 지혜, 정보

나는 정보를 활용해 무언가를 창출해내는 능력이 지식이라고 생각한다. 나아가 지식의 축적을 통해 사물의 이치를 꿰뚫어볼 수 있는 능력이 지혜라고 생각한다.

모니터 컴퍼니 최고지식관리자 앨런 캔트로는 지식피라미드의 개념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지식의 출발점은 데이터다. 데이터를 특정 상황과 연계시켜 의미를 부여할 때 정보가 된다. 이 정보를 테스트하고 그 결과가 축적돼 타당성이 입증되면 지식이 된다. 마지막으로 지식이 시의적절한 행동으로 옮겨질 때 지성(Intelligence) 또는 행동을 위한 지식이 된다. 지식이 이 단계에 이를 때 비로소 경쟁우위를 창출하는 요소가 된다.”

오선지 위에 있는 음표는 지식이 아니라 정보다. 악보만으로 절대 아름다운 음악이 생산되지 않는다. 악보를 읽고 연주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것이 지식이다.

 

지식의 재정의

지식의 한자는 知識이다. 를 파자(破字)하면 (화살 시)(입 구). 지란 아는 것을 화살처럼 입으로 쏟아내는 것이다. 입으로 유창하게 뱉을 수 없는 것은 지가 아닌 것이다. 을 파자하면 (말씀 언)(찰흙 시). 말씀을 진흙에 새긴다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지식은 말하기와 글쓰기다. 지식은 정보를 흡수해 나름 소화를 하고 이후 말을 하면서 다듬고 글로 쓰면서 점점 정교하게 만드는 것이다. 말로는 하는데 글로 전달할 수 없다면 그건 반쪽짜리 지식이다.

 

최고의 지식노동자 세종

전경일이 쓴 세종의 코드를 읽어라를 보면 세종이야말로 제대로 된 지식노동자란 생각이 든다. 몇 가지를 살펴보자.

첫째, 그는 경제 살리기를 제1의 국정과제로 선정했다. 창고에서 인심이 나는 법이고, 윤리와 도덕도 일단 배고픔을 면한 후에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 농사법 혁신에 많은 관심을 가졌고 결과물 중 하나가 농사직설이란 농작물 재배지침서다. 대강 씨를 뿌리고 곡식을 거두는 때를 정확하게 알아라, 거름을 줌으로써 지력을 높여라, 하늘만 바라보지 말고 적극적으로 물을 끌어들여라, 밭이랑 사이에 다른 작물을 심어라.” 같은 내용이다.

둘째, 그는 R&D(연구개발)에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 세종은 기술개발 없이는 경제성장이 없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측우기, 해시계, 물시계 등의 개발은 심심해서 한 게 아니다. 모두 농업혁명을 위해 만든 것이다.

또 지식 보급을 위해 고려의 금속활자를 개량해 경자자와 갑인자를 개발했는데 이로 인해 인쇄의 생산성이 20배 증가했고 선명도도 크게 높아졌다. 한글개발, 인쇄기술 개발, 제지기술 발전 등이 지식 혁명의 기틀을 마련했고 그것이 경제 활성화를 이루었다.

셋째, 세종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CIO(Chief Information Officer, 최고정보관리책임자). 그의 정보 수집 및 관리에 대한 신념은 오늘날 인터넷의 특징인 새로움, 개방성, 유효성과 상통한다.

당시 과학문명 선진국 중국과 이슬람으로부터 배우기 위해 출장자들에게 늘 신간 구입을 명했다. 새로 나온 책은 꼭 두 부씩 구입하게 했고 수집한 책은 인쇄소에서 복사판을 찍어 배포하기도 했는데 당시 집현전 도서관에 더 이상 보관이 불가능해지자 장서각이라는 도서관을 새로 건립했다.

또 다른 업적은 조선실록을 세 부 더 복사해 전주, 충주, 성주 사고에 보관케 했던 것이다. 비상시 백업플랜을 만들어두었던 셈이다. 이로 인해 임진왜란 당시 세 곳 사고의 실록이 모두 없어졌지만 전주사고가 남아 지금도 조선실록을 볼 수 있다.

넷째, 무엇보다 세종의 위대함은 좋은 인재를 많이 발굴하여 폭넓게 사용했다는 데 있다. 다음은 그의 인사철학이다.

덕은 외롭지 않아 반드시 이웃이 있다(德不孤 必有隣). 조선에 인재가 없는 것이 아니고 그들이 나타나려 하지 않음이 문제이다. 인재가 없음을 탓하지 말고, 그들이 나와 같이 일하려 하지 않음을 탓해야 한다.”

장영실의 아버지는 원나라에서 귀화한 사람이고, 어머니는 부산 동래의 기녀였다. 당시로는 도저히 중용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세종은 신하들의 엄청난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를 종6품인 상의원별좌에 임명하였는데 이 직책은 고을의 현감과 같은 직급이었다.

세종은 본인이 알아야 경영을 할 수 있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새벽 5시부터 시작되는 경연에 빠진 적이 없을 정도로 학문을 닦는 데 열성을 기울였다. 경연이란 강의를 듣고 신하들과 토론을 하는 자리인데 하루에 다섯 번을 했다.

 

지식 공유는 왜 필요한가

풍부한 지식과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을 자주 만나면 그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지식은 신진대사가 중요하다

육체적인 건강을 위해서는 신진대사가 중요하다. 책이 되었건 강의와 업무가 되었건 매일 우리는 엄청난 양의 지식과 정보를 흡수한다.

 

숲을 보는 인간

자동차도 휘발유 차보다는 휘발유와 전기를 다 사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인기를 얻고 있다. 개인도 한 가지만을 잘하는 사람보다는 멀티플레이어가 각광받는 시대다. 주식회사 남이섬의 강우현 사장은 잡종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다.

디자이너 출신인 그는 원래 CI(Corporate Identity)회사를 운영했는데 우연히 남이섬을 놀러 갔다가 사람이 하나도 없는 데 충격을 받았고 남이섬을 한번 혁신해보라는 오너의 주문을 받고 일을 시작했다.

우리는 돈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사람들을 재미있게 하여 오게 만드는 것입니다. 한 번 온 사람이 다시 오게 만드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면 남이섬은 망했을 것입니다. 우리는 재미를 추구합니다. 편안한 휴식을 추구합니다. 그래서 사람들로 하여금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그의 경영방식은 일반인의 생각과는 완전히 다르다. 예전 남이섬과 지금의 남이섬은 완전 다른 세상이다. 추운 겨울에도 일본과 대만의 관광객으로 넘쳐난다. 남이섬이 변화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전혀 다른 DNA를 가졌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 레오나르도 다빈치, 다산 정약용, 연암 박지원은 모두 여러 분야를 넘나든 사람이다. 깊게 파려면 넓게 파야 한다. 여러 분야가 서로 모여 자극을 주고받으며 배우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는 무엇이 다른가

한 우물만을 파는 것이 강점이 될 수도 있지만, 이 우물 저 우물을 파는 것도 강점이 될 수 있다. 한 가지만 잘하는 사람도 필요하지만 여러 가지 일을 해본 사람이 잘하는 일도 분명 있다.

 

하이브리드형 인간에게 필요한 것

첫째, 전공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 화공학을 배웠다는 것은 화공학 관련 일로 사회생활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는 정도다. 이보다는 세상에 내가 못할 일은 없다, 기회가 오면 무슨 일이든지 도전해보겠다.’ 하는 일에 열정을 갖고 최선을 다해보겠다는 적극적 자세가 중요하다.

둘째, 늘 주변에 관심을 갖고 폭넓은 시야를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깊게 파려면 넓게 파야 한다. 위대한 발견이나 혁신은 늘 엉뚱한 곳에서 시작된다.

셋째, DNA가 다른 사람들 모임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넷째, 평생학습을 해야 한다. 새로운 시대의 문맹은 글자를 못 읽는 사람이 아니다. 공부하기를 중단한 사람이다. 미래의 지식노동자는 3년을 주기로 새로운 것에 도전해야 한다.

순혈주의가 강한 집단이나 개인일수록 후진성을 면할 수 없다. 우리가 남인가를 외치는 사람치고 제대로 된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저 있는 자리를 보전하기 바쁠 뿐이다. 다름의 위대함을 깨달아야 한다. 다름이 줄 수 있는 자극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같은 사람끼리 모여 있다는 사실에 위기의식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창조가 이루어지는 교차점

-프란스 요한슨, <메디치 효과> 요약 노트

남아공에 있는 보험회사 올드 뮤추얼은 환경에 관심이 많은 건축가 믹 피어스에게 에어컨 시설이 없는 짐바브웨에 매력적이고 기능적인 건물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다. 짐바브웨는 너무 더워 에어컨이 없이는 정상적인 활동이 불가능하다. 아프리카에서 성장했고 런던에서 공부한 그는 흰개미가 개미탑을 시원하게 유지하는 방법을 응용해 이 문제를 멋지게 해결한다.

아프리카는 한낮에는 기온이 38까지 올라가지만 밤에는 5까지 떨어진다. 흰개미는 새로운 통풍구멍을 만들고 오래된 구멍을 막으면서 내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데, 그는 이 메커니즘을 건축에 활용했던 것이다. 그 결과 에어컨 없이 내부 온도를 항상 24로 유지하는 건물을 완성했다. 보통 건물이 사용하는 에너지의 10%만을 사용해 건축과 생태를 절묘하게 결합시킨 결과다. 이처럼 서로 다른 생각이 한곳에서 만날 때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학습하고 성과를 낼 수 있을까? 많이 돌아다니고 여러 가지를 보고 경험해야 한다. 또 다양하게 섞여야 한다. 라틴계 가수 샤키라의 성공이 그렇다. 그는 영어앨범을 내자 마자 빌보트 차트 1위에 등극한다. 그는 콜롬비아 출신인데, 아버지는 레바논 사람이다. 아랍과 라틴 풍의 곡을 팝과 록에 뒤섞어 결합한 것이 그의 노래다. “그의 노래는 라틴아메리카 음악과 미국의 팝스타일을 뒤섞어 경계를 허물었다.”라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

이처럼 문화를 혼합해 뒤섞는 추세는 영화, 문화, 음악, 미술 등 모든 분야에서 나타난다. 연예인 중에 유난히 이민자 출신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잡종 강세는 진리다. 미래는 퓨전의 시대다.

과학 분야도 그렇다. 개별적인 과학의 시대는 끝났다. 한 저자의 단독 논문은 점점 찾아보기 힘들어지고 여러 분야의 저자들이 함께 논문을 쓰는 경우가 많아졌다. 뉴멕시코 산타페 연구소는 서로 다른 분야의 연관성을 발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목적 자체가 새로운 과학 통합의 추구다. 예를 들어, 생물학자는 경제학자와 함께 새로운 시장 형태에 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창출한다. 그들이 금융전략의 발전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하는 모델은 생물학자가 포식자-먹이체계, 경쟁체계, 공생체계의 집단을 이해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학공식과 비슷하다.

아이디어를 많이 내는 것이 중요하다. 양질(量質轉換)의 원리다. 피카소는 2만 점의 그림, 아인슈타인은 240편의 논문, 바흐는 매주 한 편씩 칸타타를 작곡했고, 에디슨은 무려 1,039

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거장들은 좋은 작품 못지않게 형편없는 작품도 많이 만들었다. 아이디어의 양이 많아지면 그에 따라 질이 높아진다.

창의적 발상은 늘 우발적으로 발생한다. 혁신적인 논문을 누가 썼는지 알기 위해서는 관련 분야에서 가장 많은 논문을 썼는지 알아보면 된다. 1954, 노벨화학상, 1962년에는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화학자 라이너스 폴링은 좋은 아이디어를 얻는 최고의 방법은 가능한 많은 아이디어를 확보하는 것이다.”라고 이야기한다.

기존 네트워크를 끊고 새롭게 출발하는 것도 필요하다. <백설공주>를 만든 월트 디즈니는 오래전부터 2D 분야의 선두주자였지만 지금은 아니다. <니모를 찾아서>, <몬스터 주식회사>를 만든 픽사가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 전통적인 2D 시장을 물리쳤기 때문이다. 이것은 기존 네트워크의 함정에 빠져 새로운 기회를 놓친 대표적 사례다.

디즈니는 90년대까지 <미녀와 야수>, <알라딘>, <라이언 킹> 등의 초대형 에니메이션의 선두주자였다. 스티브 잡스가 루카스 필름의 컴퓨터그래픽 부서를 인수해 설립한 픽사는 그래픽 기술을 애니메이션 분야에 성공적으로 접목시켰다. 그는 1986년부터 1994년까지 단편영화와 광고만을 찍으며 새로운 기술을 준비하는 데 비해 디즈니는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픽사는 오랜 노력 끝에 교차점에 들어섰고, 그 이후부터 기술이 혁신적으로 향상되기 시작한 것이다. 기존의 가치 네트워크 안에 안주하는 기업은 외부에서 활동하는 기업보다 교차적 아이디어를 내기가 훨씬 어렵다.

가장 고기가 많은 곳은 어디일까?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곳이다. 지식도 그렇다. 교차점에서 창의성은 생긴다. 이를 위해 호기심을 갖고 많이 돌아다니는 것,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섞이는 것, 주기적으로 다른 분야에 도전해보는 것, 문제점을 갖고 사물을 보는 것, 많은 아이디어를 내는 것, 가끔은 자신의 분야와 단절하는 것 등이 필요하다.

 

 

2장 통찰력을 키우는 어른 공부

 

최고가 되기 위한 습관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뚜렷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거기까지 가야 하는 이유를 알고, 거기까지 가고 싶은 열정이 있어야 한다. 누가 시켜서는 절대 그 위치까지 올라갈 수 없다.

()은 배우는 과정으로 공부를 말한다. 어떤 분야에 입문하면 일단 배워야 한다. 삼성인력개발원의 신태균 전 부원장은 공부는 되고 싶은 미래 내 모습과 현재 내 모습 사이의 갭을 메우려는 모든 행위다.”라고 했다.

()은 익히는 과정이다. 배우는 것과 익히는 것은 완전 다르다. 습의 한자는 새끼 새가 날갯짓하는 형상이다. 익히는 건 누가 대신 해줄 수 없다. 스스로 하면서 몸으로 익히는 방법 외엔 없다. 이론과 실제가 다르다는 것, 여기서는 통했던 것이 저기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 머릿속에는 들어 있는데 표현이 어렵다는 것 등을 배울 수 있다. 깨지고 터지기도 하고 좌절도 하고 실망도 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은 몸에 배게 하는 과정이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낯설고 몸에 익지 않아 헤맬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매일 꾸준히 하다 보면 눈 감고도 할 수 있다. 뇌가 기억하는 것을 넘어 몸이 기억하는 것이 참다운 지식이다.

()은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말한다. 평생 배우기만 하고 쓰지 않는 지식은 무용지물이다.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학, , , 행의 프로세스를 익혀야 한다.

 

재미있는 공부를 찾았을 때

나는 평생 크게 두 가지 성격의 공부를 했다. 하나는 먹고살기 위한 공부다. 재미없었지만 먹고살기 위해 공부했다. 또 하나는 내가 좋아서 하는 공부다.

 

내가 좋아서 하는 공부에 힘쓰다 보니 어느 순간 달라진 내 자신을 발견했다.

첫째, 문장해독력이 좋아졌다. 문해력, 즉 글을 읽고 짧은 시간에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이다. 둘째, 어휘력이 늘어났다. 그 사람의 지식 수준은 그 사람이 알고 있는 단어의 숫자에 비례한다. 아는 단어가 500개인 사람과 5,000개인 사람은 보는 시야가 다를 수밖에 없다. 500개인 사람이 평지에서 세상을 본다면 5,000개인 사람은 지상 10미터 위에서 세상을 보는 것과 같다.

셋째, 아이디어가 많아졌다. 책에서 배운 하나하나는 점에 해당한다. 그런데 그런 점들이 어느 날부터 연결되는 걸 느낀다.

넷째, 코멘트하는 능력이 좋아졌다. 코멘트란 어떤 사안에 대한 나만의 의견이다. 코멘트하는 걸 보면 그 사람의 지식 수준을 알 수 있다. 제대로 된 코멘트를 하려면 많은 지식·경험·사고의 축적이 필요하다.

다섯째, 질문이 달라졌다. 아는 것이 많아지면서 질문 수준이 달라진다.

여섯째, 다양한 곳에 호기심이 생기고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책을 더 읽게 되었다.

일곱째, 유연해졌다. 이해의 폭이 넓어졌고 예전보다는 다양한 시각으로 사물을 보게 된다. 쓸데없는 주장을 하거나 고집을 부리는 일이 줄어들었다.

 

공부의 효용

공부를 하면 여러 가지 긍정적인 변화가 있는데 무엇보다 삶의 충만감이 높아진다. 지식이 지혜가 되고 그게 경제적 풍요도 가져온다. 한마디로 삶의 질이 올라가는 것 같다.

조윤제의 천년의 내공에 나오는 공부의 효용성을 나타내는 일부다.

 

공부를 하면 어떤 효용성이 있을까? 걱정이 사라진다. 미래를 볼 수 있고 거기에 대한 깨달음 덕분에 머리가 맑아진다. 반대로 공부를 하지 않으면 미래를 읽을 수 없고 두려움이 생긴다. 관련 말은 지자불혹 인자불우 용자불구(知者不惑 仁者不憂 勇者不懼)이다. 지혜로운 자는 미혹당하지 않고, 어진 이는 근심하지 않고, 용감한 자는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풀어서 설명하면 어리석으면 사기를 당하기 쉽고 그럼 자꾸 두려워진다는 것이다.

공부의 또 다른 장점은 주제 파악이다. 공부를 하면 자신이 부족한 사람이란 사실을 깨닫게 된다. 사람들이 공부하지 않는 이유는 자신이 무지하단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다. 학연후지부족 교연후지곤(學然後知不足 敎然後知困)이가 그런 말이다. 배우고 난 뒤 자신의 부족함을 알게 되고, 가르치고 나서야 어려움을 알게 된다는 말이다. 이것과 연결된 말이 교학상장(敎學相長)이다. 가르치는 것과 배우는 것은 서로를 자라게 한다는 뜻이다.

공부의 핵심은 자기성찰이다. 공부를 해야 자신이 어떤 사람이란 사실을 알 수 있다. 내가 뭐가 부족한지,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지, 둘 사이에 어떤 갭이 있는지를 알고 노력하게 되는 것이다. 이게 공부의 목적이다.”

 

어른 공부는 왜 필요한가

공자는 옥불탁 불성기, 인불학 부지도(玉不琢不成器人不學不知道)라고 했다. “옥은 다듬지 않으면 그릇이 될 수 없고, 사람은 배우지 않으면 도를 알지 못한다.”라는 뜻으로 공부하지 않으면 사람 노릇을 할 수 없다는 의미다. 유방은 육가에게 천하를 얻는 것은 마상에서 할 수 있지만, 천하를 다스리는 것은 안상(案上)에서 이루어진다. 공부하지 않으면 사직을 유지할 수 없다.”라고 했다. 제발 공부를 좀 해라, 공부하지 않고 어떻게 나라를 다스리느냐는 질책의 말이다.

고미숙은 공부의 달인 호모쿵푸스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젊은 시절 공부 안 하는 건 그런대로 용서받을 수 있지만 나이 들어 공부하지 않는 것은 치명적이다. 젊은 시절에는 삶을 깊이 있게 바라볼 기회가 별로 없다. 나이 들수록 생업전선을 누비고 부모가 돌아가시면서 산전수전을 다 겪게 된다. 그것을 지혜롭게 통과해 나가려면 본격적으로 공부해야 한다.

예전의 공부는 돈과 지위를 얻기 위한 수단이다. 즐거움은커녕 공부에 대한 악감정만을 만들 뿐이다. 공부란 눈앞의 실리를 따라가는 것과는 정반대의 벡터를 지닌다. 아주 낯설고 이질적인 삶을 구성하는 것, 삶과 우주에 대한 원대한 비전을 탐구하는 것, 그것이 공부다. 공부는 자유에의 도정이다. 자본과 권력, 나아가 습속의 굴레에서 벗어나 삶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해야 비로소 공부를 한다고 말할 수 있다. 공부는 그 자체로 존재의 기쁨이자 능동적 표현이다. 지금 대학은 공부와 실리를 혼연일체로 사고한다. 그것과 무관한 공부 그 자체에 영역이 있다는 걸 생각해야 한다.”

 

한근태의 재정의사전에서 공부를 원하는 삶과 현재 사이의 갭을 줄이기 위한 모든 행동과 노력이라고 정의했다.

 

내가 공부하는 이유

첫째, 난 공부가 재미있다. 둘째, 생존하기 위해 공부한다. 셋째, 변화하기 위해 공부한다. 넷째, 무엇보다 배운 것을 실천하는 게 내 목표다. 다섯째, 난 배운 걸 주변 사람들에게 쉽게 풀어 설명하는 걸 좋아한다.

 

나이 들수록 웃음에 인색해진다?

호기심은 인간의 원초적 본능이다. 발전의 원동력이다. 호기심이란 선악을 떠나 뭔가 다른 것, 저 멀리 있는 것, 이해하기 힘든 것을 알아내려는 인간의 욕망이다. 호기심이 생기면 세상은 재미있고 호기심이 사라지면 세상은 지루하다.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뉴턴은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했다. 호기심 때문이다. 과학자는 사물 원리에 대한 호기심이 있어야 한다. 좋은 리더가 되려면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관심이 생긴다. 관심이 생기면 관찰을 하게 된다. 질문을 하게 된다. 공부도 하게 된다. 그러면서 지식도 생기고 애정도 생긴다. 호기심은 발전을 하고 세상을 풍요롭게 살기 위한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호기심은 살아있다는 증거이자 젊다는 상징

싱싱한 사람일수록 호기심이 많고 상태가 안 좋은 사람일수록 호기심이 적다. 호기심이 없으면 죽은 것과 같다.

호기심이 있어야 배울 수 있고 발전할 수 있다. 공부 잘하는 애들의 공통점은 호기심이 많다는 것이다. 공부에 있어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엔씨소프트 사장 윤송이 씨에게 오늘날 그녀를 만든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졌다.

저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는 성격이었어요. 궁금증이 완전히 풀릴 때까지 파고드는 편이었어요. 그래서 어떤 선생님은 너는 어떻게 그런 걸 다 궁금해하느냐고 되묻는 선생님도 있었어요.”

호기심이 그녀를 만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스승은 절대 제 발로 걸어오지 않는다.”라는 격언은 가슴에 와닿는다. 돈과 행운은 가끔 공짜로 오지만 깨달음은 간절히 원해야만 온다. 시장기가 최고의 입맛인 것처럼 호기심은 그 자체로 배움의 가장 중요한 조건이다. 깨달음과 배움의 전제조건은 호기심이다.

 

호기심은 성공의 필수조건

대한민국에서 제일 유명한 스시집 효스시의 안효주 사장에게 기자가 이곳에는 부자들이나 성공한 사람들이 많이 올 텐데 어떤 공통점이 있나요?” 라고 질문하자 안 사장은 잠시 생각한 후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성공한 사람들은 호기심이 많더군요. 궁금한 게 있으면 참지 못하고 물어봅니다. 그게 다릅니다.”

가끔 삶이 지루해졌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이렇게 이야기해주고 싶다.

세상이 지루해진 것은 아니다. 세상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세상이 지루해진 것이 아니라 당신 호기심이 사라진 것이다.”

 

호기심은 지식의 원천이다

첨단산업의 첨은 뾰족할 첨()자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아래는 클 대(), 위에는 작을 소(). 큰 것이 점점 작아진다는 의미다. ‘아하, 그러니까 뾰족해진다는 말이구나.’ 하고 무릎을 탁 쳤다. 초복, 중복할 때 쓰는 업드릴 복()자도 그렇다. 사람 인()변에 개 견()자를 썼다. ‘아하, 더워서 사람이 개처럼 엎어져 있다는 말이구나.’ 하고 무릎을 탁 쳤다.

부유할 부()는 집 면() 밑에 밭 전()자가 있고, 한 일()에 입 구(). 밭은 있는데 입이 하나밖에 없으니 부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이 말과 대조적인 건 가난할 빈()이다. 재물을 뜻하는 조개 패()와 나눌 분()이다. 재산을 나누니 가난해질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질문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진화의 비결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가장 위대한 업적은 ?’라는 아이 같은 호기심에서 탄생한다. 마음속 어린아이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라고 했다.

 

 

정보를 얻고 그다음 단계

 

일반인은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전문인

히딩크 감독 역시 대표적인 전문가다. “한국 축구는 정신력, 체력 다 좋은데 마지막 골 결정력이 부족하다.”라는 식의 막연한 분석 대신 정량적으로 새로운 진단을 내놨다.

프랑스, 이태리 등 일류 선수를 100으로 쳤을 때 한국 축구는 힘과 지구력 50, 기술 85, 전술 60, 스피드 80, 자신감 60, 경험과 불안 억제력 30, 경기 중 의사소통 및 책임감 20. 성취동기 100, 국가와 축구에 대한 사명감 99.”라고 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체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체력 없이는 정신력도 소용없다. 한 경기에는 180번의 순간 동작이 나오는데 그럴 경우 회복 속도는 평균 30초 남짓이다. 그 안에 회복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선수들이 러닝 후에 정상 맥박으로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4분이다. 하지만 더 줄여야 한다. 회복력이 받쳐주지 않고는 경기에서 이길 수 없다.”라고 했다.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가설과 관찰이 필요하다. 전문가를 영어로 ‘expert’라고 하는데 경험을 뜻하는 ‘experience’가 어원이다. 많은 경험을 해야 전문가가 된다는 것이다.

제대로 된 경험의 정의는 객관적 사건과 거기에 대한 주관적 해석의 결합이다. 나름의 추측, 가설, 생각이나 해석 등이 있어야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나는 추측 없이는 뛰어난 관찰도 독창적인 관찰도 없다는 것을 굳게 믿습니다.”

이는 1867년 찰스 다윈이 알프레드 월리스에게 보낸 편지에서 한 말이다.

 

지식관리를 위한 마음가짐

지식이 자산이 되는 시대에서 전문성은 최소한의 자기 보호 방편이다.

첫째, 배움에 대한 갈증이 있어야 한다.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학습하고 지식을 업데이트해야 한다.

둘째, 지식과 경험의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야 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고 도움을 주고받는다. 피터 드러커는 지식은 배우고 가르치고 나누면서 시너지를 낳는다. 혼자만 알고 있는 지식보다는 나누고 영향을 끼치는 것이 지식인 본연의 임무다.”라고 했다.

셋째, 호기심의 안테나를 세우고 있어야 한다. 지식과 호기심은 불가분의 관계다. 목표를 세우고, 무언가 갈증이 있으면 관련된 정보가 귀에 쏙쏙 들어오고 그렇지 않은 정보는 자동적으로 걸러진다.

호기심은 또 다른 호기심을 낳고, 지식은 또 다른 지식을 낳는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더 공부할 것이 많아지고,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면 세상에 궁금한 것이 사라진다.

넷째, 다른 업종의 사람들로부터 배워라.

다섯째, 현장에서 배워라.

여섯째, 비평을 통해 다듬어라. 쇠를 강하게 하는 것은 불과 망치다.

 

지식 생산의 기술이 있다?

정보에도 유통기한이 있기 때문이다. 지식 생산은 생각을 통한 생산이다. 정보가 흔해진 오늘날, 사람들은 모두 비슷한 정보를 갖고 있다. 지식 생산 기술을 갖고 있느냐, 그것을 실행에 옮기느냐에 따라 승부가 달라진다. 지식 생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각하려는 자세와 생각한 것을 직접 실천해보려는 용기다.

 

지식의 정리, 검토, 출력

지식 흡수에는 독서가 최고다. 책을 읽은 후에는 독서노트를 작성한다. 정돈보다 정리가 훨씬 어렵다.

지식 생산은 김장을 담그는 것과 같다. 막상 김장을 담그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그보다는 원재료를 구입하고 다듬고 준비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지식 생산도 그렇다. 글을 쓸 때에도 원재료와 자료 준비가 중요하다. 이것이 완벽하면 막상 글을 쓰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경쟁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박재윤, <혁신지식>요약노트

아이디어는 지식의 축적에서 나온다. 창의성은 짜내는 것이 아니라 흘러넘치는 것이다. 창의성은 압도적 지식의 축적에서 나온다.

혁신의 출발점도 지식이다. 혁신에는 기술 혁신과 절차 혁신이 있다. 진공관이 트랜지스터로 바뀐 것은 기술혁신이지만 자동차 판매방식이 리스로 바뀐 것은 절차 혁신이다. 혁신지식에는 세 요소가 있다. 정보력, 창의력, 협력이 그것이다.

창의성을 위해서는 정보의 가공이 필요하다. 방법 중 하나는 사건을 시계열(時系列)로 보는 것이다. 시간 흐름에 따른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다. 날마다 달라지는 주식가격, 온도, 강우량, 판매량, 생산량, 인구증가율 등을 시계열로 보면 현상의 특징을 알 수 있다.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과거를 알아야 현재와 미래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 대한 이해는 세 가지 원칙에 따라 이루어진다. 첫째, 과거와 현재의 차이를 인식해야 한다. 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걸 시대착오라고 한다. 물질적 차이 못지않게 정신적 차이도 보아야 한다. 가치관, 우선순위, 공포, 희망 모두 다르다. 둘째, 과거의 배경을 인식해야 한다. 정확한 역사 이해를 위해서는 사건이 일어난 배경을 알아야만 한다. 배경을 모른 채 역사 이야기를 하는 건 잠망경으로 세상을 본 후 세상을 안다고 착각하는 것과 같다. 셋째, 과정을 인식해야 한다. 역사는 과거 사건들 모음 그 이상이다. 개별 사건보다는 사건과의 관계를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지식은 정보와 정보 사이의 상관관계를 알아가는 것이다.

혁신을 위해서는 역발상이 필요하다. 19949월 에스토니아에서 스톡홀름을 향하던 여객선이 전복된다. 이 사건으로 95명이 사망하고 757명이 실종된다. 폭풍우가 치면서 파도가 높게 일어 배가 요동치자 갑판에 실려 있던 자동차가 한쪽으로 쏠리면서 무게중심을 잃고 전복된 것이다. 재발 방지를 고민하던 선박회사는 갑판에 구멍을 뚫었다. 들이치는 해수가 그 구멍을 통해 밑바닥으로 흘러들어 배 밑바닥을 무겁게 한다는 아이디어다. 덕분에 무게중심을 잡을 수 있고 비용도 거의 들어가지 않았다. 평소 피해만 준다고 생각했던 해수를 역으로 이용한 것이다. 이게 바로 역발상이다.

역발상을 위해서는 주객전도가 필요하다. 주체와 객체를 바꾸어 생각해보는 것이다.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대신 지구가 사과를 당긴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 생각 덕분에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할 수 있었다.

선호 파괴도 방법이다. 평소의 선호, 경중, 취사 대신 다른 것을 선택해 보는 것이다. 게임회사 닌텐도는 평소 고객인 젊은 층만을 생각하다 나이 든 사람까지 고객으로 생각하면서 혁신에 성공했다.

참외밭을 가진 노부부가 있었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다리를 다쳐 더 이상 참외를 딸 수 없었다. 이들은 밭 입구에 한 사람이 만원을 내고 들고 갈 수 있을 만큼 참외를 따서 가세요.”라고 알림판을 붙였다. 그러자 엄청난 사람들이 몰려 예전보다 훨씬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것이다. 이처럼 순서를 바꾸는 것, 시기를 바꾸는 것이 기회를 창출한다. 기회는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고수를 만나 배움을 얻다

-조용헌, <고수기행> 요약노트

어떤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을 24시간 골똘히 생각하다 보면 의외로 꿈에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뭔가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는 거기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 길을 가거나, 이야기를 하거나, 밥을 먹을 때 한 가지 문제에 골몰해야 영감이 생긴다. 사지사지 귀신통지(思之思之鬼神通知)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 귀신이 알려준다는 의미다. 아르키메데스의 유레카도 비슷한 경우다.

태권도의 대부 이준구도 고수다. 그는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한인 중 한 사람이다. 또 유명한 미국인 제자를 많이 두고 있다. 부시 대통령, 콜린 파월 국무장관, 캘리포니아 주지사 아널드 슈워츠네거, 보브 리빙스턴 하원의장, 하원의장을 지낸 뉴트 깅리치, 일본의 안토니오 이노키 등이 태권도를 통해 알게 된 사람들이다.

태권도가 미국에 호감을 준 이유는 한마디로 규범(discipline)이다. 절도 있는 행동, 어른에 대한 공경, 자신에 대한 책임감을 키우고, 술과 담배, 마약을 멀리하게 하는 힘이 태권도에 있다고 그들은 인식한 것이다. 그는 70이 넘은 나이에도 젊은이 못지않은 체력을 갖고 있었다. 특히 균형, 유연성, 근육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하루에 팔굽혀펴기를 1,000회 이상 한다. 30대부터 시작해 거의 매일 빠짐없이 2시간씩 운동을 한다.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규칙적인 반복이 습관이 되고, 습관이 되어야 기술이 됩니다. 반복해야 세포가 기억을 하지요. 따라서 좋은 습관, 좋은 기술이란 세포가 기억하는 것입니다.”라고 답변한다.

고수들의 삶은 남다르다. 그들은 먹고사는 문제에 목숨을 걸지 않는다. 남들이 알아주건 말건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에서 일정 경지에 오른 사람들이다. 남을 별로 의식하지도 않는다. 다른 사람들이 줄 선 곳에 줄을 서지도 않는다. 각자의 분야에서 나름의 고수가 된 사람은 나름의 학습법을 갖고 있다.

 

3장 호기심은 폭넓게, 어른공부는 깊게

 

()에서 ()으로

농사는 단순히 농작물을 생산하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농업은 말 그대로 농사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다. 고객은 누구이고 무엇을 원하는지, 그래서 무슨 작물을 재배할지, 이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생산할지(원가개념 고려), 유통은 어떻게 할 것인지를 고려하는 게 농업 종사자다. 당연히 손해 볼 행동은 하지 않는다. 고객개념, 원가개념, 생산성 개념이 들어 있다. 쌀 소비량이 나날이 줄어드는 것은 사람들 입맛이 바뀐 것 못지않게 밀가루 등 경쟁자와의 싸움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농업이 제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업에 대한 개념의 재정의가 필요하다.

풀무원이란 회사는 어떤가? 풀무원은 두부와 콩나물을 파는 회사가 아니다. 그들은 정직과 신뢰를 파는 회사다. 고객들이 다소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 제품을 사는 것은 풀무원은 믿을 만한 회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유한킴벌리는 어떤가? 유한킴벌리는 단순히 티슈나 기저귀를 파는 대신 윤리와 환경철학을 파는 회사다. 고객들이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고객 충성도가 97%에 이른다.

 

업을 재정의할 때 필요한 통찰력

업을 재정의하려면 우선 고객이 누구인지 생각해야 한다.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내가 그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 내가 사라졌을 때 어떤 영향이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호텔을 단순한 요식 및 숙박업이라고 정의하면 할 게 별로 없다. 그저 메뉴를 개발하고, 방 청소를 깨끗이 하는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추억 재생업이라고 정의하면 할 일투성이다. 축구감독 히딩크가 앉았던 곳, 가수 조용필가 묵었던 방, 배우 장동건이 즐기던 메뉴를 판다면 어떨까? 그렇다면 고객에게 서비스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게 된다.

직장인이 직업인이 되는 순간, 개인도 발전하고 조직도 발전한다.

 

현장에서만 배울 수 있는 것

우리는 평생 공부해야만 한다. 지금같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시대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학교를 졸업하면서 배움을 중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그 인생이 중단될 가능성도 높다. 정말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배운다. 상사로부터, 고객으로부터, 동료로부터 배운다.

 

당면한 문제에 집중하면 보이는 것

대기업 연구소에서 도장공장(塗裝, paint shop)으로 발령받은 나는 힘든 시간을 보낸 적이 있었다. 먼지의 종류가 많았다. 단순한 먼지, 옷에서 나온 먼지(fiber), 머리카락, 칠먼지 심지어 날파리도 먼지로 보였다.

문득 세계 최고의 공장은 어떻게 운영되는지 궁금해져서 그런 공장을 방문하고 싶어졌다. 당시 우리 공장에 납품하는 회사가 도요타와 선이 닿아 있어 공장 방문을 주선할 수 있다고 하여 그를 만났다. 하지만 어느 회사이건 도장공장은 방문이 힘들다는 이야기만 했다. 내가 강하게 요구하자 그는 대안을 제시했다. 청소용역업체 사장을 통해 청소하는 사람으로 위장해 공장에 잠입하는 방법이 있긴 한데 그렇게라도 하겠느냐는 것이다.

며칠 후 일본에 가서 용역업체 사장과 만나 작전을 짰다. 공장이 5시에 가동을 멈추고 1시간 동안 청소를 하는데 그때 같이 들어가 공장을 보고 나오라는 것이다. 대신 한마디도 하지 말고 일본사람 흉내를 내라는 것이다. 천신만고 끝에 도장공장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 경험을 통해 얻은 배움에는 실망스런 부분과 희망이 섞여 있었다. 전체적으로 설비가 첨단의 것도 아니었고 그렇게 깨끗하단 느낌도 들지 않았다. 심지어 우리가 낫다는 생각까지 했다. 반면 벽에 붙어 있는 온갖 도표는 그들이 관리를 얼마나 철저히 하는지 알려주었다. 개인별·공정별로 온갖 데이터가 벽을 도배하고 있었다. 누가 잘하고 못하는지, 어느 공정이 문제이고 어느 도료의 불량률이 높은지를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었다.

두드리면 열린다. 열리지 않는 이유는 두드리지 않기 때문이다. 집중하면 해결할 수 있다. 해결할 수 없는 이유는 그 문제에 집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제를 직접 해결했을 때의 성취감

지식의 전달은 쉽지 않다. 지식 전달은 상대의 마음가짐에 따라 달라진다.

스승은 절대 제 발로 걸어오지 않는다. 스승은 니즈가 있을 때 나타난다.” 문제의식이 강할 때, 무언가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결연할 때 사소한 것에서도 실마리를 찾게 된다.

 

실패에서 얻는 배움

혼다 소이치로는 많은 사람이 은퇴하면서 자기가 아무런 실패를 하지 않은 채 직장 생활을 마감한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은퇴할 때 많은 실패를 저질렀지만 언제나 더 나아지려고 노력했다고 말하고 싶다. 실패를 저지르지 않은 사람은 그저 위에서 시키는 대로 일하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혼다에 필요치 않다.”라고 말한 바 있다.

나의 가장 큰 실패는 별다른 실패를 하지 않은 것이다. 그만큼 새로운 곳에 도전하지 않았고 안주했다는 이야기다. 무언가를 하면 실패를 하게 된다. 실패를 통해 많이 배운다. 정말 중요한 것은 교실에서 배울 수 없다. 그것은 행동하고, 실패하고, 개선해나가면서만 배울 수 있다. 바로 그때 지혜를 얻게 된다.

 

지식의 공유와 전달이 이루어지는 곳

증권가에서 대우증권은 경쟁력이 강하기로 유명했다. 그곳 출신들은 도처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그룹이 힘들어지면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업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 회사 출신에게 왜 대우 출신들이 강한지 질문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희 회사는 사내에 수많은 스터디 그룹이 있습니다. 경제동향, 신상품, 신기술에 대해 공부를 하는 것이지요. 그런 과정을 통해 스스로 학습하고 지식을 공유합니다. 누가 강제로 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직원 중 수익률이 좋은 직원이 있으면 그 사람의 성공 스토리를 꼭 공유하게 합니다. 성공의 요인이 뭔지, 힘든 점은 없는지 질문을 하지요. 발표하는 사람도 기쁜 마음으로 하구요. 그렇다고 별도의 인센티브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개인의 성공을 개인의 스토리로 남기지 말고 조직의 힘으로 승화시키자는 것이지요. 그런 과정을 통해 사람들이 업그레이드되고 지식적으로 막강해지는 것 같습니다. 보람도 느끼고요. 그러한 것들이 개인도 강하게 하고 팀워크로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상사, 동료, 부하로부터 가장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지식은 공유하면 두 배로 커진다. 가르치는 것이 가장 빨리 배우는 길이기 때문이다.

 

어른 공부의 끝은 어디인가

인생 최고의 비극은 자기 인생이 아닌 남을 위한 인생을 사는 것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은 놔두고 부모님이 원하는 일, 배우자가 바라는 일, 먹고살기 위한 일에 모든 시간을 쓰는 인생이다.

 

내가 가장 행복할 때

내가 생각하는 행복한 삶이란 일이 있는 삶이다. 아침에 일어나 할 일이 없는 삶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노는 것도 일 하는 틈틈이 놀아야 맛이 난다. 일 년 365일 논다고 하면 그건 휴식이 아니라 그 자체로 고문일 것이다.

‘problem’의 어원을 물어보는 것이다. 당연히 몰라서 되물어보니 앞으로 던지다가 어원이란다. 문제는 앞으로 던져야 해결이 되기 때문이란 것이다.

당신의 불행은 언젠가 잘못 쓴 시간의 복수다. 인생을 잘못 산다는 것은 엉뚱한 곳에 시간을 낭비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 면에서 시간은 목숨과 같다.

차고 넘치는 시간을 환상적으로 바꾸는 최선의 방법은 공부다.

누구나 부자가 될 수는 없다. 모든 사람이 건강할 수도 없다. 하지만 공부는 원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 글은 마음만 먹으면 누구라도 쓸 수 있다.

 

나는 글 쓰는 지식주의자

매일 비슷한 일을 비슷한 방법으로 하는 사람의 뇌는 점차 줄어들게 되어 있다. 우리 인간은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 같은 일을 다른 방법으로 시도할 때 뇌도 활성화되고 에너지도 나온다. 피터 드러커는 2년마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했고 그것이 그를 세계적인 거장으로 만들었다.

유엔 사무총장을 지낸 코피 아난은 사람들은 도전에 직면해서야 비로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발견하게 된다.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까지는 사람들은 절대 자신의 잠재력을 알지 못한다.”라고 했다.

세계적인 땅콩 생산지 미국의 알라바마주 엔터프라이즈라는 소도시 재판소 앞에는 이상한 비석이 세워져 있다. 이 돌에는 우리는 목화를 갉아 먹었던 벌레에게 깊은 감사를 표한다. 이 벌레는 우리에게 번영의 계기를 주었고 하면 된다는 신념을 주었다. 목화 벌레들이여, 다시 한 번 그대들의 노고에 감사한다.”라고 쓰여 있다.

본래 이곳은 목화가 주요 생산품이었다. 하지만 1895년 목화 벌레 떼의 극성으로 기근과 실직의 아픔을 겪게 되었다. 주민들은 이 재앙을 이기기 위해 콩, 감자, 옥수수를 서둘러 재배함으로써 오늘날 세계적인 땅콩 생산지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이처럼 위기는 새로운 삶의 장르를 연다.

빅토르 위고는 진보를 위해서는 항상 위급한 상황이 필요했다. 램프를 만든 것은 어둠이었고, 나침반을 만들어낸 것은 안개였고, 탐험을 하게 만든 것은 배고픔이었다. 그리고 일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기 위해서는 의기소침한 나날들이 필요했다.”라고 했다.

 

열정은 어른 공부의 원동력이다

골프 선수 리 트레비노는 자신의 일을 정말 사랑한 사람이다. 그는 늘 나는 골프장에 나가기 싫었던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아마 나는 경기 중 골프장에서 죽을 것입니다. 그땐 나를 벙커에 던지고 모래로 살짝 덮기만 하면 됩니다.”라고 말했다. 만일 이렇게 자기 일을 좋아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결코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학력과 지적 능력보다 열정이 중요하다. 지식은 주입이 가능하지만 열정은 주입하기가 힘들다. 열정은 내면에서 나오는 힘이다. 열정은 열망과 확신으로 이루어진다. 머리 좋은 사람이 실패하는 주된 이유는 열정이 없기 때문이다.

잠자는 두뇌를 깨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열정이 필요하다. 오라클 CEO 래리 앨리슨(Larry Ellison)은 할리 데이비슨을 타고 튀는 행동을 많이 하는 사람으로 유명하다. 그는 늘 모든 사람이 미쳤다고 하는 그곳이 바로 우리가 있어야 할 자리다.”라고 주장한다.

 

어른 공부와 독서

자수성가한 백만장자들은 일반인보다 독서량이 4배나 많은 독서 장애를 가지고 있다. 중개수수료의 파격적 할인 시스템을 만든 챨스 슈압, 음반 및 항공산업을 뒤흔들어놓은 리처드 브랜스은 모두 독서 장애가 있다. 이러한 장애 때문에 그들은 큰 그림을 보는 능력이 더 발달했다.

두뇌는 자극을 필요로 한다. 자극이 없다면 매일이 그렇고 그런 날이 될 것이다. 투자 대비 효과가 가장 좋은 자극의 수단은 바로 독서다.

빌 게이츠는 어린 시절부터 책 벌레였고, 책이 오늘날의 그를 만들었다고 고백한다. 그는 일년에 몇 번씩 생각 주간(ihinking week)을 정해 어디론가 잠적한다. 혼자만의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다. 그때 가져가는 것은 책과 보고서뿐이다. 영화계의 총아 스티븐 스필버그, 삼성의 이병철 회장 등도 대단한 독서광이다. 책과 상관없을 것 같은 거스 히딩크 감독 역시 독서광이다. 그는 소설과 역사책을 무척 즐기는 사람이다. 대표팀을 이끌고 유럽전지 훈련에 나섰을 당시 코치들은 책만 잔뜩 들어 있는 히딩크의 가방을 보고 놀랐다고 고백한다. 월드컵 직전에도 스포츠심리학 관련 서적을 집중적으로 읽으며 치밀하게 준비했다고 한다.

지혜뿐 아니라 위로도 받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책이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마음속에 지혜의 씨앗을 뿌리는 것과 같다.

 

지식주의자의 운동

두뇌를 깨우기 위해서 운동은 필수적이다. 지식노동자일수록 운동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 매일 책을 보고, 회의를 하고, 움직이는 않는 지식노동자에게 최고의 재충전은 바로 몸을 움직이는 것이다.

장 자크는 나는 걸을 때만 명상에 잠길 수 있다. 걸음을 멈추면 생각도 멈춘다. 내 마음은 언제나 다리와 함께 작동한다.”라고 했고, 간디는 아무리 일이 많아도 항상 운동할 시간을 가져야 한다. 나는 운동이 일할 시간을 축 내는 부정적인 역할이 아니고, 오히려 일의 능률을 향상시키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라고 했다. 운동은 단순히 땀을 흘리는데 그치지 않는다. 운동은 최상의 명상도구이기도 하다. 운동을 하다 보면 쓸데없는 생각이 사라지고 생각의 액기스만 남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어른은 왜 오늘도 공부를 하는가

-사이토 다카시, <내가 공부하는 이유> 요약 노트

공부란 자신의 고정관념을 계속 깨뜨려가는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가는 것이다.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 한다. 플라시도 도밍고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가수의 반열에 오른 사람이다. 1991년 베르디 오페라 오셀로를 공연했을 당시 80분 동안 관객의 박수를 받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모차르트, 베르디, 바그너 등 영역에 제한을 두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해 111개의 배역을 맡았고 100개가 넘는 오페라를 녹음했다. 그렇게 많은 배역의 노래를 어떻게 외우느냐는 질문에 그는 너무 많은 역할과 나라를 넘나들며 공연해야 하므로 늘 공부를 합니다. 비행기 안에서도 악보를 읽으며 공부하고 휴가 중에도 악보를 펼쳐놓지요. 공연 시작직전까지도 문제점을 고쳐 더 좋은 노래를 하려고 합니다.”라고 답했다. 어느 분야건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은 자신의 재능이나 위치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공부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공부를 하면 늙지 않는다. 사람들은 호기심을 잃는 순간 늙기 시작한다. 세상을 다 아는 것처럼 착각하고 그날을 그날처럼 낭비할 때 늙는다.

1995년 미국 작가 얼 쇼리스는 빈곤에 대한 책을 쓰기 위해 죄수를 인터뷰했다. 그들에게 왜 가난한 것 같느냐는 질문을 했더니 잘나가는 사람들이 누리는 정신적 삶이 없기 때문이다.”라는 답을 들었다. 극장, 연주회, 박물관, 강연 같은 것이 그것이다. 이 말에 충격을 받은 그는 노숙자, 매춘부, 범죄자 같은 사람들에게 인문학을 가르치는 클레멘트 코스를 만들어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처음 1년 코스가 끝났을 때 31명 중 17명이 수료증을 받았다. 2명은 치과의사가 되었고, 전과자였던 여성은 약물중독자 재활센터 상담실장이 되었다. 공부가 희망인 것이다.

공부를 하면 유연해진다. 공부를 하지 않으면 고집불통이 된다. 다른 세상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자기 생각이 옳고 최고인 걸로 착각하게 된다. 세상을 이해하는 폭이 좁아진다. 전방위적으로 살펴보고 종합적으로 이해를 해야 하는데 그것이 불가능하다. 현대사회는 너무 복잡해지는 한편 분절화되었기 때문에 전체를 읽어내는 눈이 없다면 세상을 자기 관점으로만 보고 판단하는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

공부를 많이 하면 삶이 풍요로워진다. 다양한 나무가 자라고 있는 숲과 같다.

호흡이 얕은 공부는 일정 목표를 달성하면 끝이 나는 공부다. 토익 900점 넘기기, 업무 관련 자격증 따기 등이다. 가시적 성과는 낼 수 있지만 생각의 힘을 키워주고 세상을 꿰뚫어보는 안목을 주지는 않는다.

호흡이 긴 공부란 문학, 철학, 사학, 물리학, 음악, 미술 등 순수학문에 대한 공부를 말한다.

세상에 쓸모없는 공부란 없다. 공부한 결과가 지금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것 같아도 공부한 것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공부는 나무의 나이테처럼 내 안에 각인되어 필요할 때 전혀 새로운 형태로 다시 나타나 뜻밖의 성과를 가져다준다. 그 깨달음이 평생 공부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다.

이를 위해서는 인생을 이끌어줄 책을 찾아야 한다.

공부의 귀재는 공자다. 그는 늘 나처럼 배우기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자의 세 가지 공부 원칙이 있다. 첫째, 스스로 공부하는 것이다. 배고프지 않은 사람에게 억지로 밥을 먹여줄 수는 없다.

둘째, 정답을 찾으려 하지 말고 자신만의 답을 찾아야 한다. 공자는 질문한 사람에 따라 다른 답을 주었다. ()에 대한 답이 그렇다. 어떤 이에게는 남보다 먼저 어려운 일을 하고, 얻는 것은 남보다 나중에 하는 것이 인이라 했고, 어떤 이에게는 평소 행동을 공손히 하고, 맡은 일을 정성껏 하며, 사람과 사귈 때 진실한 마음으로 대하는 것이 인이라 했다. 또 어떤 이에게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을 인이라고도 했다. 셋째,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아야 한다. 이른바 불치하문이다. 아랫사람에게조차 물어보는 걸 부끄러워하지 말라는 것이다.

소크라테스의 공부법도 참고할 만하다. 소크라테스는 누군가를 가르친 적이 없다. 생각하는 법만을 가르쳤다. 질문을 던져 스스로 생각하게 했다. 유대인 600만 명을 학살하도록 지휘한 아돌프 아이히만은 자신은 단지 명령에 따른 것뿐이라고 억울해했다. 그의 잘못은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명령이 어떤 의미인지, 무고한 유대인을 단지 명령이란 이유로 무조건 죽이는 것이 옳은지 생각하지 않은 게 죄다.

빌 게이츠는 매일 1시간, 주말에는 3~4시간을 도서관에서 보낸다. 자본론을 쓴 마르크스는 영국에 망명 후 30여 년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대영박물관 도서관을 찾았고 오전 10시부터 문을 닫는 오후 6시까지 자신의 지정석 G-8에 앉아 연구를 하고 책을 썼다. 자본론은 여기서 탄생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책 읽기에 재미를 붙이지 못한다.

독서가 재미없고 딱딱하게 느껴지는 것은 자신과의 연결점을 못 찾았기 때문이다. 책을 읽은 후 인용노트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책을 읽은 후 가장 좋았던 부분, 인상 깊었던 부분을 발췌해 노트에 쓰고 나의 경험 생각과 연결 지어 글을 쓰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벼락치기한 지식은 눈 깜짝할 새 잊힌다.

-핸리 뢰디거,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요약 노트

사람들이 점점 책을 읽지 않는다. 왜 그럴까? 이유 중 하나는 책 읽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쉽게 배운 지식은 쉽게 사라진다. 어렵고 힘들게 배운 공부는 오래간다. 아픈 만큼 성숙한다는 것이 공부법의 핵심이다. 한마디로 ‘No pain, no gain’이다. 벼락치기로 배운 지식은 벼락처럼 빠져나간다.

우리가 직관적으로 생각하는 학습방법 중에는 잘못된 것이 많다. 반복해서 읽기, 집중적으로 연습하기 같은 방법이 그렇다. 이 방법은 생각처럼 효과적이지 않다. 뭔가를 배우려면 한 가지만을 집중해서 연습하고 또 연습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반복해서 읽고 몰아서 연습하면 실력이 늘었다고 생각하지만 치명적 단점이 있다. 우선 시간이 많이 걸린다. 익숙함을 아는 것으로 착각하게 된다. 익숙하면 안다는 착각에 빠져 부족한 부분을 놓치고 당연히 노력하지 않게 된다.

돈처럼 지식에도 빈익빈 부익부의 법칙이 작용한다. 지식을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의 갭이 점점 벌어진다. 지식을 가진 자는 자신이 모른다고 생각해 공부를 계속하고, 지식을 갖지 못한 자는 자신이 무지하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공부를 하지 않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무능하고 무지할수록 주제 파악을 하지 못한다.

하위 12%의 학생은 자신의 추론능력이 32% 안에 든다고 생각한다. 하위 25% 학생은 다른 학생의 답과 자기 답을 비교하라는 과제를 주면 잘하는 학생의 답을 보고도 자기 잘못을 알지 못한다. 하위 25% 학생은 자신의 수행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왜 그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첫째,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둘째,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아도 그걸 자기 잘못으로 생각하지 않고 상황 탓으로 돌리기 때문이다. 셋째, 태생적으로 주제 파악을 못하기 때문이다.

뇌는 쓸수록 좋아진다. 용불용설이 뇌에는 정확하게 작동한다. 머리가 다소 나빠도 자꾸 쓰면 좋아지지만 아무리 머리가 좋아도 쓰지 않으면 정체된다. 이게 뇌의 신경가소성이다.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시각 정보 감지 센서를 눈이 아닌 혀로 바꾸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피험자는 출입구를 찾고 자신에게 굴러오는 공을 잡았으며 20년 만에 처음으로 딸과 가위바위보를 했다. 뇌가 스스로 배선을 바꾸어 혀로 감지하는 정보를 시각 정보로 인식하게 되었던 것이다.

노력을 들여 기억해내고 이것저것 섞어서 연습하다 보면, 뇌의 여러 부위가 활성화되어 더욱 깊이 있게 학습할 수 있다. 기억과 지식을 통합하는 해마는 새로운 뉴런을 만들어낸다. 뉴런은 손상에서 회복하는 능력 혹은 인간의 평생학습 능력에서 중심 역할을 한다. 연관 학습(associative learning, 이름과 얼굴처럼 관련 없는 항목의 관계를 학습하는 것)이 새로운 뉴런을 더욱 많이 생성하도록 자극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안다는 건 머리가 아닌 몸이 기억하는 걸 의미한다.

한 중학교에서 학습방법 효과를 위한 실험을 했다. 한 번은 수업이 끝난 후 일정 범위 안에서 간단한 시험을 세 차례 실시했다. 다른 한 번은 시험 대신 그 범위를 세 번씩 복습하게 했다. 한 달 후 시험을 치렀다. 학생들이 어느 범위의 내용을 더 잘 기억했을까? 시험을 보았던 범위의 평균 점수는 A-였고 시험을 보지 않고 복습만 시킨 범위의 평균 점수는 C 였다. 이게 인출의 힘이다.

시험은 인출을 위한 최선의 방법 중 하나다. 배운 후 그 사실이나 개념을 머릿속에서 떠올리는 인출 연습이 반복해서 읽는 복습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보통 대학은 한 학기에 두 번 큰 시험을 본다. 중간고사와 학기말 고사다. 이보다는 수업이 끝날 때마다 간단한 쪽지시험을 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시간 간격을 두고 연습(space out practice)하는 학습법도 있다. 외과수련의 38명을 대상으로 현미경을 이용해 미세혈관을 잇는 수술에 대한 교육을 실시했다. 한 팀은 하루 네 번 수업을 듣게 하고, 또 다른 팀은 일주일 사이를 두고 네 번 수업을 듣게 했다. 하루에 모든 수업을 듣게 한 팀이 훨씬 나쁜 평가를 받았다. 집중 연습보다는 시간차를 둔 연습이 효과적이다.

새로운 지식은 내 지식이 아니다. 이를 장기기억 속에 넣으려면 통합과정이 필요하다. 이 연결과정에는 몇 시간 내지 며칠이 걸린다.

다양한 문제를 섞어서 공부하는 학습법도 있다. 체육 시간에 여덟 살짜리 아이들이 바구니에 콩주머니를 던져 넣는 연습을 했다. 반은 바구니에서 90cm 떨어진 곳에서 주머니를 던졌고 나머지 반은 60cm120cm 떨어진 곳에서 번갈아 주머니를 던졌다. 최종적으로 모두가 90cm 떨어진 곳에서 콩주머니 던지기 시험을 보았다. 최후의 승자는 60cm120cm를 오가며 연습한 아이들이었다. 이들은 90cm 떨어진 곳에서는 한 번도 연습하지 않았지만 학습효과가 좋았다.

이처럼 시간 간격을 두고 다양한 형태를 뒤섞어서 연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집중 연습보다 교차연습을 할 때 숙련도와 장기기억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다.

새로운 지식을 기존 지식과 연결하는 것도 좋은 학습법이다. 새로운 내용을 이미 알고 있는 지식과 연관 짓는 것, 자기만의 표현으로 누군가에게 설명하는 것, 배운 것을 토대로 요약표를 만들어 한 장의 종이에 다양한 생물학적 체계를 그리고 그 체계들이 어떻게 서로 관련이 있는지를 나타내보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책을 읽을 때 뇌 속에서 이런 현상이 자주 일어난다. 독서란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을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복습하는 과정인 경우가 많다. 정답을 보기 전에 미리 고민하고 문제를 풀어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반추는 최근 수업이나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를 돌이켜보는 것이다. 어떤 부분이 잘되었는지, 그 일로 어떤 일이 연상되었는지, 더 잘할 수 있었던 부분은 무엇인지, 더 잘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등 돌이켜보며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측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측정할 수 있으면 개선할 수 있다. 공부도 그러하다. 주기적으로 자신의 현재 위치를 확인해야 한다.

 

 

4장 배움의 즐거움에 빠지다

 

배움의 장에서 필요한 것

내가 생각하는 강의의 목적은 행동 변화다. 강의를 들을 때 아무리 사람들이 환호하고 재미있어 해도 강의를 들은 후 행동 변화로 이어지지 않으면 최선의 강의는 아니란 생각이다. 반대로 들을 때에는 그저 그래도 들은 후 행동 변화로 이어지고 시간이 지나면서 조직이 변한다면 그런 강의가 최선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문제 해결에 대한 간절함

듣는 사람들의 간절함이 가장 중요하다. 그게 없으면 강의 전달은 제대로 될 수 없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효과적인 강의를 위해서는 듣는 사람이 아파야 한다. 배움도 그렇고 변화도 그렇다. 깨달음이란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좋은 얘길 쫓아다니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가수의 리사이틀을 쫓아다니는 것과 같다. 뭔가 배우기 위해서는 배우는 사람의 아픔과 노력이 있어야 한다.

 

강연자와 수강자가 모두 만족하는 강의

일방적인 강의는 재미없다. 질문자와 답변자에 따라 강의를 네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최악은 강사가 질문하고 강사가 답하는 것이다. 강사의 질문에 학생이 답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선은 학생이 질문하고 다른 학생이 답하는 것이다. 궁금한 것이 많기 때문에 질문이 많고 그 질문에 다른 학생이 답을 하면서 강연장은 활기를 띤다. 이게 최선이다. 강사 역할은 강의에 불을 붙이고 필요에 따라 정리정돈을 해주는 것이다.

 

지식에 대한 고픔이 먼저다

시장이 밥맛이다.”란 속담이 있다. 시장하면 뭐든 맛있고 시장하지 않으면 진수성찬도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그런 면에서 고픔이란 참 중요하다.

 

하고 싶은 공부

후적박발(厚積薄發)은 두텁게 쌓아 살짝 드러낸다는 뜻으로 소동파가 한 말이다. 쌓는 것이 먼저이고 드러내는 것은 나중이다.

소동파는 부자가 농사짓는 것과 가난한 사람이 농사짓는 것을 이렇게 비유한다. 부자는 여유가 있으니까 땅을 놀려가며 농사를 짓는다. 당연히 땅에 힘이 있고 곡식이 잘된다. 가난한 사람은 땅을 놀릴 틈이 없으니 땅에 힘이 없고 좋은 씨앗을 뿌릴 여유도 없다. 참고 기다릴 여유도 없다. 늘 가난하게 살 수밖에 없다.

공부의 목적 중 하나는 자신의 무지를 아는 것이다.

 

나만의 지식 냉장고

지식노동자가 되려는 사람은 자신만의 지식 냉장고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남들을 압도할 독서량이 필수적이다.

책을 많이 읽는 것 못지않게 제대로 읽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사람들은 눈으로만 책을 읽는다. 묵독이다. 묵독으론 읽은 내용을 뇌에 입력시키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읽은 후 빛의 속도로 읽은 내용이 사라져 1년이 지나면 내가 그 책을 읽었다는 사실조차 기억 못하는 경우가 많다.

 

독서 후 아웃풋

지식 냉장고에는 리더십, 혁신, 역사, 음식, 격언 등 내가 관심 있는 수많은 아젠다가 있다.

 

혼자 있는 시간을 일부러 만든다

사람은 혼자 있을 때 성장한다. 뭔가를 배우거나 공부하기 위해서는 혼자 있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 관계에서 벗어나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 책을 읽을 때도 그렇고 뭔가를 생각할 때도 그렇다. 사람 사이에 있으면서 책을 읽고 사색할 수는 없다.

그런데 혼자가 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필요성을 느끼고 의지가 있어야 한다. 혼자 있는 걸 못 견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시간만 나면 어딘가 전화를 하고, 카톡을 보내고, 자꾸 약속을 만들고 모여야 안심하는 사람도 많다. 그게 잘 사는 거라고 생각한다.

 

책 읽을 시간

괄목상대(刮目相對)란 말이 있다. 볼 때마다 상대의 발전한 모습에 놀라 눈을 비비고 다시 보게 된다는 말이다. 괄목상대할 만한 사람이 되기 위한 제1의 조건은 독서다. 밥을 먹지 않으면 살 수 없고, 운동하지 않고는 몸을 만들 수 없듯 독서 없는 성장은 불가능하다. 성장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독서다.

괄목상대란 말도 책에서 유래했다. 무식했던 여몽이란 사람이 공부하라는 친구의 충고를 받은 후 매일 책을 읽어 오랜만에 만난 사람이 깜짝 놀랐다는 것에서 유래한 것이다.

 

독서의 우선순위

시간을 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우선순위를 바꾸는 것이다. 다른 일을 하고 남는 시간에 운동하고 책을 읽겠다고 생각하는 대신 시간을 우선 배정해야 한다. 그리고 의도적으로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애들은 잘 때 자라고 어른들은 혼자 있을 때 성장한다. 사람들과 있을 때 배우고 느낀 것을 혼자 있으면서 소화해 자기만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같이 있는 시간만큼 혼자만의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성장으로 이어지는 집중력의 힘

이렇게 쳐야지, 저 홀에서 저렇게 쳐야지.” 하고 온갖 생각을 다 하며 공을 쳤을 것이라고 고백한다. 그리고 선두와 승부에 대한 엄청난 중압감, 미디어와 경쟁자들이 주는 압박감에 시달렸을 것이다. 까먹은 성경구절 덕분에 중압감을 안 느끼고 공을 칠 수 있었던 것이다.

가만히 있는데 집중력이 좋아질 수는 없다. 집중력은 훈련의 산물이다. 매일 근육운동으로 근육을 만들듯이 집중력 근육을 키워야 한다.

 

빠르게 지식을 축적하는 법

전문가의 오류란 말이다. 그들이 가진 좁은 터널 시야 때문에 다른 쪽을 보지 못하고 그래서 오히려 혁신의 장애가 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식 발전을 위해서는 섞이는 것이 중요하다.

한 분야의 대가가 된다는 것은 한 분야만 공부하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땅을 깊게 파려면 넓게 파야 한다.

배움은 다른 분야에 관심을 갖고 그 쪽 분야 사람들과 어울릴 때 생겨나는 경우가 많다.

 

책에서 빛을 찾다

시라토리 하루히코의 지성만이 무기다란 책을 소개한다. 모든 것의 시작은 생각이다. “생각이 행동이 되고 행동이 습관이 되고 습관이 곧 그 사람이다.”란 말을 자주한다.

 

생각의 힘

책을 읽으면 어휘가 늘어난다. 사용 가능한 어휘가 많다는 것은 사용 가능한 무기가 많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언어가 사고를 지배한다. 새로운 언어를 안다는 건 그만큼 다른 세계를 이해하고 있다는 뜻이다. 당연히 풍부한 어휘는 사고 확대로 이어지고 사고가 확대되면 예전보다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제대로 된 독서를 위해서는 네 가지를 파악해야 한다. 논리의 취지, 논리의 근거, 논리의 전제가 되는 가치관과 그 논리가 발생한 역사적 배경, 논리 구조가 그것이다. 그중 최소한 논리의 취지는 알아야 한다.

읽고 이해하기 위한 지침이 몇 가지 있다.

첫째, 밑줄을 긋는 것이다. 밑줄을 치면 논지가 또렷해지고 기억이 선명해지며 나중에 찾기도 쉽다. 둘째, 여백에 생각을 기록하는 것이다. 논리적 문제점이나 비판 등을 기록한다. 몰랐던 용어나 관용구의 의미도 기록한다. 셋째, 전체를 파악해두면 유리하다. 여행 전 여행할 곳의 지도를 보는 것과 같이 먼저 전체 내용과 목차를 대충 보는 것이 좋다. 전체를 알면 이해에 도움이 된다. 모르는 부분이 있어도 일단 전체를 보는 것이 좋다.

 

생각과 글쓰기

저자 생각을 무조건 받아들이는 대신 계속 의심하고 질문해야 한다. 그래야 실력이 는다. 읽기만 하고, 읽은 것을 생각해보지 않으면 성장하지 못한다.

나이 들수록 공부가 어렵다는 얘길 많이 한다. 이유는 자명하다. 경험과 지식이 늘어날수록 고정관념도 늘고 이런 고정관념이 새로운 지식이나 사고의 흡수를 거부하기 때문이다.

고정관념을 다른 말로 바꾸면 상식, 관습, 인습, 미신, 착각, 편견, 선입관, 일방적 평가, 틀에 박힌 상상력 등이라 할 수 있다.

 

어휘력은 삶을 더 풍요롭게 한다

어휘(語彙)말의 무리라는 의미로 단어의 총합을 뜻한다. 어휘는 당연히 중요하다. 오랜만에 본 사람이 멋지게 달라졌을 때 당신은 어떻게 표현하겠는가? 어휘력이 빈약한 사람은 이야!”, “대박!”, “대단한데!” 정도 수준의 말만을 반복할 것이다. 더 이상의 표현을 하고 싶어도 마땅히 쓸 단어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휘력이 풍부한 사람은 , 이 친구 괄목상대할 만큼 달라졌는데라고 할 것이다. 눈을 비비고 상대를 다시 본다는 의미다.

인간의 역량은 표현력에 달려 있고 그걸 좌우하는 게 바로 어휘력이다. 어휘력이 풍부하다는 건 다양한 무기를 손에 쥔 것과 같다. 독서를 하면 자연스럽게 쓸 수 있는 단어의 숫자가 늘어나고, 그 단어에 대해 정확한 의미를 알 수 있고 이는 곧 사고의 확대로 이어진다. 사고가 확대되면 예전보다 많은 가능성이 있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일상 속 명상으로 마음을 다스린다

기업이 갖고 있는 여러 문제점을 알아내고 이를 정리해주고, 미처 생각지 못한 이슈를 제기하고 진단하는 일이 컨설팅이다.

난 하루를 명상과 기도로 시작하고 마무리한다. 나름 좋은 습관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하루에 감사하게 된다. 오늘 할 일과 만날 사람을 생각하고 준비하게 된다. 깜빡 잊은 건 없는지 살피게 된다. 그들을 위해 기도하게 된다. 하루의 마무리도 그렇다. 명상을 하면서 오늘 하루를 제대로 살았는지, 실수는 없었는지, 내일은 무엇을 할 것인지를 복습하게 된다. 기도는 자기반성이자 생각 정리다. 기도는 하루를 여는 아침의 열쇠이고, 하루를 마감하는 저녁의 빗장이다.

기도의 달인은 인도의 간디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기도는 내 생명을 구했습니다. 나는 사적으로, 공적으로 비통한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로 인해 절망의 늪에 빠지기도 했지요. 하지만 절망의 늪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던 것은 기도 때문이었습니다. 기도가 없었다면 미치고 말았을 겁니다. 고통 속을 헤맬 때 나는 저절로 기도하게 됩니다. 기원, 숭배, 기도는 결코 미신적인 행위가 아닙니다. 그것은 먹는 행위, 앉는 행위, 걷는 행위보다 더 현실적인 행위입니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기도는 다른 것이 이룰 수 없는 것을 이뤄낼 수 있습니다.”

인생의 묘미는 얼마나 소유했느냐, 어떤 위치에 올랐느냐에 달려 있지 않다. 그보다는 얼마나 많은 것으로부터 자유로운지에 달려 있다.

 

최고의 어른 공부는 요약이다

일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가? 효과적으로 일하고 싶은가?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요약이다. 줄이고 또 줄여 액기스만 남기는 것이다. 책을 제대로 읽었다는 걸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는가? 책 내용을 한마디로 줄일 수 있다면 제대로 읽은 것이다. 강연을 완벽하게 이해했다는 걸 어떻게 알 수 있는가? 강연 내용을 한마디로 줄일 수 있으면 된다. 요약은 최고의 공부다.

 

독해력과 요약력이 공부의 핵심이다.

-고영성, 신영준, <완벽한 공부법> 요약노트

앞으로는 좋은 대학을 나왔느냐보다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느냐가 중요해진다. 무엇보다 효과적인 공부방법이 필수적이다.

자신을 인지하는 것이 메타인지다. 메타인지를 높이기 위한 실천계획으로 다음을 체크해본다.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때 그 부분을 다시 세심하게 읽는가? 짧은 단락을 읽고 난 뒤 방금 읽은 내용을 자기 말로 요악해 보는가? 책을 읽을 때 요약 정리된 부분이나 연습문제를 꼭 푸는가? 책에 나온 아이디어를 서로 연계시켜 보려고 하는가? 모르는 용어가 나왔을 때 사전이나 검색을 하는가? 시험공부를 할 때 어렵다고 생각하는 부분에는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가? 읽은 자료들의 필요성에 대해 평가하고 적절히 분류해서 정리하는가?

메타인지를 높이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학습전략을 배운다. 책을 읽으면 좋아진다. 둘째, 자기실력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피드백을 경험한다. 연습문제를 풀고, 내용을 요약하고, 다른 사람을 가르쳐본다. 셋째, 인지과정을 알면 메타인지는 올라간다. 메타인지는 나의 인지과정에 대한 인지능력이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한계를 알아야 한다. 주제 파악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인간은 자주 착각을 한다. 첫째, 기억력 착각이다. 기억은 믿을 게 못 된다. 자신의 기억을 의심해야 한다. 둘째, 자신이 세상을 제대로 보고 있다고 믿는 다. 셋째, 사후해석 편향이다. 어떤 일이 벌어지기 전에는 잘 몰랐으면서 일이 벌어지고 난 후 내 그럴 줄 알았지.’라고 생각한다. 넷째, 계획 오류다. 자신의 실행력에 대한 과대평가다. 다섯째, 정서 예측 오류다. 자신의 미래감정을 잘못 예측하는 것이다. 행복감은 오래가지 않는다. 슬픔도 그렇다. 이외에도 어떤 항목이든 자신을 평균 이상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신의 처음 주장을 지지하는 근거만을 찾는 확증 편향, 내 기여도를 과장하는 가용성 편향, 권위자의 말이라면 자신의 생각도 기꺼이 바꾸는 권위자 편향도 문제를 일으킨다.

자신이 아는 것을 꺼내보는 인출은 장기기억으로 가는 최선의 길이다. 인출은 시험을 비롯해 암송, 요약, 토론, 발표, 관련 글을 쓰는 것이다. 공부한 내용을 어떻게 하든 밖으로 표출해보는 것이다.

상담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는 것이 무엇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라는 고민이다. 무슨 일이든 목표가 중요하다. 행복을 위해서도 그렇다. 목표는 현재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가장 강력한 동기부여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목표가 있어야 현재 모습을 구체적으로 볼 수 있다. 목표가 없으면 현재 위치도 알기 어렵다.

목표에는 성장 목표와 증명 목표가 있다. 성장 목표를 가진 사람은 공부 그 자체에 가치를 둔다. 자기가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증명 목표는 자기 능력을 주변 사람들에게 입증하는 것이 목표다. 성장목표의 비중이 높은 것이 낫다.

성장의 핵심은 홀로 공부하는 것이다. 스스로 부딪치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 엄청난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 비범한 능력을 개발한 사람은 없다. 재능보다 근면성이 더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자제력이 필요하다.

근육을 키우는 것처럼 자제력 또한 훈련을 통해 키울 수 있다. 에릭슨이 제한한 의식적인 연습의 7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체계적인 방법으로 연습 한다. 둘째, 자기 능력보다 어려운 작업을 지속적으로 한다. 책을 읽었다면 서평을 쓰고, 토론하고 발표를 한다. 셋째, 구체적이고 명확한 목표로 연습한다. 넷째, 신중하고 계획적으로 연습한다. 스스로 자신을 모니터링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다. 다섯째, 기초를 충실하게 마스터한다. 여섯째, 심성모형을 만들어내는 한편 거기에 의존한다. 집중하고 피드백 받고 수정한다. 일곱째, 피드백에 따라 행동을 변경한다.

아이의 독서력은 글자를 언제 배웠느냐보다 아이의 머릿속에 얼마나 많은 문장과 어휘가 들어 있느냐가 중요하다.

몸은 공부의 길을 안다. 공부에는 운동과 휴식이 중요하다. 최고의 공부 전략은 운동이다. 운동은 뇌를 튼튼하게 만들어 공부 효율을 올려준다. 1995년 칼 코트만 교수는 운동할 때 신경세포에서 생산되는 단백질 뇌유래 신경영양인자(BDNF, Brain-derivative neurotrophic factor)가 증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물질은 뇌의 시냅스 근처에 있는 저장소에 모여 있다가 혈액이 펌프질할 때 분비되는 단백질로서 새로운 신경세포를 생성하고 기존 신경세포를 보호하며 시냅스의 연결을 촉진하는 그야말로 뇌의 가소성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

운동을 하면 세로토닌, 도파민, 노르에피테프린의 생성을 돕는다. 뇌 건강에 가장 도움이 되는 건 근육운동보다 유산소운동인 것이다. 운동의 최적 시기는 공부하기 전이다. 왜냐하면 운동 중에는 인지능력의 최상위역할을 하는 전전두엽에 혈류량이 많지 않다 집중도 있는 공부가 잘 안 된다. 하지만 운동을 끝내면 즉시 전전두엽에 혈류량이 많아지면서 학습을 위한 최상의 상태에 돌입한다. 수면도 최고의 공부전략이다. 양질의 수면은 기억력을 15% 정도 올려준다. 초등학생은 9~12시간, 중고생은 8~10시간 정도를 권한다.

창의성은 배울 수 있다. 창의성은 사물을 잇는다. 이를 위해서는 연결할 재료가 많아야 한다. 경험과 지식, 밑천이 많아야 한다. 1901년부터 2005년까지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의 취미를 조사했는데 전문성 측면에선 별 차이가 없었지만 명백하게 다른 점이 있었다. 이들은 예술을 즐겼다. 악기연주, 작곡, 지휘 등 취미를 가질 확률은 2, 미술은 7, 공예는 7.5, 글쓰기는 12, 공연은 무려 22배나 높았다. 최고의 과학자는 예술가인 것이다.

창의적이 되고 싶으면 낯선 경험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네 가지를 권장한다. 첫째, 전문분야와 다른 분야의 취미를 가지라. 특히 다양한 예술활동이다. 둘째, 해외여행을 하라. 이질적인 문화를 몸소 체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완전히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낯설게 하는 경험을 하라. 셋째, 다양한 분야의 사람을 만나라. 넷째, 다양한 책을 읽어라.

지적 호기심이 강한 사람은 아마존을 탐험하는 것과 같고, 그게 없는 사람의 여행은 삭막한 사막을 걷는 것과 같다. 현상에 대한 의문이 없다. 의문이 없다는 건 비판적 사고의 결여를 뜻한다. 호기심이란 정보간극에 대한 반응이다.

세상사를 다 파악했다고 확신하는 사람은 무지한 사람이다. 무지한 사람일수록 세상을 잘 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는 두 부류가 있다. 독서를 하지 않아 교양이 부족한 사람과 독서는 하되 자신의 전문분야만 읽는 사람이다. 한 사람은 무식해서, 다른 한 사람은 편협해서 확신으로 가득 차 있다. 둘 다 독서를 통해 치유할 수 있다.

문해력은 복잡한 텍스트를 읽고 그를 해석하고 평가하는 능력이다. 한마디로 독서능력이다. 문해력과 사회경제적 지위는 비례한다. 연봉이 높은 일은 일의 대부분은 텍스트로 구성되어 있다. 자료를 읽고 해석하고 자료를 작성하고 자료로 보고하고 의사결정을 한다.

문해력 1등급은 아주 낮은 수준이다. 문해력 2등급은 둘 이상의 정보를 통합할 수 있고, 비교대조하거나 간단한 추리 혹은 추론을 할 수 있다. 3등급은 여러 페이지에 걸친 난해하고 긴 문장을 이해할 수 있다. 텍스트의 구조를 이해하고 여기에 구사한 수사법을 간파하고 해석할 수 있으며 여러 곳에서 정보를 얻고 해석하여 적절한 추론을 할 수 있다. 4등급은 복잡하거나 긴 텍스트에서 여러 단계에 걸쳐 체계적으로 정보를 조합·해석·축적할 수 있다. 텍스트의 배경에 깔린 주장을 해석하거나 평가할 수 있으며, 이를 적용하여 복잡한 추론이나 설득을 할 수 있다. 5등급은 다양한 분야를 어우르는 어려운 텍스트에서 정보를 찾고 축적할 수 있다. 핵심 아이디어를 추려내고 분류하고 재구성할 수 있으며 증거와 논거에 기반을 두어 평가할 수 있다. 논리적이며 개념적인 모형을 수립할 수 있으며 텍스트에서 핵심정보를 추출하고 객관적으로 신뢰도와 타당성을 평가할 수 있다.

현재 한국의 평균은 2등급이다. 한국의 성인은 좀 복잡한 문장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평가하지도 못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토론을 못한다. 토론을 위해서는 3등급 이상은 되어야 한다. 토론이 약한 이유는 문해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OECD 평균은 3.5등급이다. 문해력은 생산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해결방법은 오직 독서뿐이다.

공부의 핵심 두 가지는 독해력과 요약능력이다. 독해력이 부족하면 업무파악이 잘 안 된다. 요약능력이 부족하면 보고하고 소통하는 것이 힘들다. 두 가지 능력을 올리는 방법이 바로 독서다.

 

 

5장 배움을 탐닉하는 지식주의자

 

가르칠 수는 없어도 배울 수는 있다

오노 지로(小野二郞)는 일본 최고의 초밥 명인이다. 그가 경영하는 스키야바시지로는 미슐랭 별 3개를 받은 일본 최고의 초밥집이다. 동업자들도 그의 비법을 신의 영역이라고 극찬한다.

그들의 교육방법은 한마디로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는 것이다. 선배가 하나하나 가르쳐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알아서 배우도록 한다. 선배의 손놀림이나 일하는 자세를 보고 있으면 기술은 물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각까지도 알게 된다. 초밥 만드는 기술을 배우는 데 20년이란 시간이 필요하지 않지만 자세나 정신까지 배우는 데 20년이 필요하다.

배우려는 마음이 있으면 말하지 않아도 배울 수 있지만 배우려는 마음이 없으면 백날을 끼고 앉아 가르쳐도 배울 수 없다. 배움은 가르침에서 오지 않는다. 대부분의 중요한 진리를 가르칠 수 없지만 배울 수는 있다. 그런 면에서 난 불언지교(不言之敎)란 말을 좋아한다. 말은 하지 않지만 가르치는 것을 의미한다.

최고의 교육은 말은 하지 않지만 배우게 만드는 것이고, 최악의 교육은 목이 아프도록 가르쳤지만 전혀 배우지 못하거나 배우지 않는 것이다. 가르치는 것과 배우는 것은 완전 다른 장르의 일이다.

어떻게 살라고 가르칠 수는 없다. 하지만 어떻게 살지는 배울 수 있다. 최고의 교육은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고 최악의 교육은 본인은 엉망으로 살면서 말로 가르치려 하는 것이다.

 

어른 공부의 프로세스

먼저 생각하고 나중에 답을 봄으로써 생각의 힘을 기른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반대로 한다. 고민하는 대신 우선 설명을 듣고 문제를 푸는 데 주력한다.

갑자기 먹는 밥은 체할 수 있다. 갑자기 하는 공부 역시 무리일 수 있다. 공부에는 순서가 필요한데 이에 관한 말이 순서이점진 숙독이정사(循序而漸進 熟讀而精思)’. 송나라 주희가 한 말인데 순서를 밟아 점진적으로 나아가고 깊이 읽고 자세히 생각하라는 말이다. 덧셈뺄셈도 못하는 사람이 미분과 적분을 할 수는 없다. 순서와 절차를 무시하고 높은 차원의 책부터 고르면 그 뜻을 이해하기 어렵고 공부에 흥미를 잃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먼저 기초와 근본을 튼튼히 하고 깊이 읽고 자세히 생각해야 한다.

 

내 공부 프로세스의 마지막

책을 내기 위한 내 나름의 프로세스는 이렇다. 우선, 관심 이슈가 생기면 관련해 공부를 한다. 자료도 모으고, 신문이나 잡지에서 정보가 보일 때마다 입력을 한다. 관련 책을 수십 권 사 모은다. 전문가를 만나 그들에게 온갖 종류의 질문을 던진다. 일정 지식이 모아지고 거기에 대한 내 생각이 만들어지고 정리되면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조금씩 이야기를 시작한다.

인문학자 고미숙은 구술은 어떤 상황이나 문맥을 서사적으로 재현하는 능력이다.

우선 60점짜리를 목표로 만들고 도전한다.

일본의 영화음악가 히사이시 조도 그렇게 일을 한다. 그는 핵심을 파악한 뒤 가장 중요한 일부터 처리한다. 한 곡씩 완벽하게 만든 후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게 아니라 한 곡의 윤곽이 어느 정도 잡히면 일부러 완성하지 않고 다음 곡으로 넘어간다. 전체 모습이 어느 정도 보이면 처음부터 다시 한 곡씩 작업을 한다. 그런 과정을 초기, 중기, 후기, 마무리까지 몇 단계에 걸쳐 반복한다. 한 곡 한 곡 심혈을 기울여 작곡한 후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과는 차이가 난다.

무라카미 하루키도 프로세스를 중시한다. 그가 장편을 쓸 때 어떻게 하는지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 나온다.

예술가는 마음대로 살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규칙성과 프로세스가 중요하다. 특히 장편소설을 쓸 때는 더욱 그렇다. 그는 타임카드 찍듯 하루에 정확하게 20매를 쓴다. 더 쓸 수 있어도 더 이상 쓰지 않고 딱 그만큼만 쓴다. 그래야 규칙성이 생긴다. 그럼 한 달에 600, 반년이면 3,600매가 되어서 대충 한 권의 소설이 된다.

잠시 숨을 고른 후에는 고쳐 쓰기에 들어간다. 크게 전체적으로 손을 본다.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 등장인물 성격이 왔다 갔다 하는 경우, 시간 설정상 오류 등을 고친다. 어느 부분은 빼고 어떤 부분은 늘리고 새로운 에피소드를 넣기도 한다.

일주일쯤 쉬었다 두 번째 고쳐 쓰기에 들어간다. 대수술은 아니고 세세한 부분을 살펴보면서 꼼꼼하게 고친다. 풍경묘사를 세밀하게 넣거나 말투를 고친다. 잘 안 읽히는 부분을 쉽게 풀기도 하고 흐름을 원활하게도 한다. 세세하게 다듬는 작업이다.

그다음 세 번째 고쳐 쓰기에 들어간다. 수술이라기보다 수정에 가깝다. 어느 부분의 나사를 단단히 조일지, 어떤 부분의 나사를 헐렁하게 할지를 결정한다.

어느 정도 된 후 한 차례 긴 휴식을 갖는다. 보름에서 한 달쯤 서랍 속에 넣고 잊어버린다. 장편소설을 쓸 때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도 중요하다. 건축현장의 양생 같은 기간이다. 소재를 재워두는 것이다.

다음은 제삼자의 피드백을 받는다. 하루키의 경우, 아내가 그 역할을 한다. 아내의 의견은 음악의 기준음 같은 것이다. 피드백에는 한 가지 규칙이 있다. 트집 잡힌 부분이 있으면 어찌됐건 고친다는 것이다. 고친 다음에 읽어보면 대부분 이전보다 좋아진다. 어떤 문장이든 반드시 개량의 여지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퇴고단계에서는 자존심이나 자부심 따위는 내던지고 달아오른 머리를 식히려고 노력한다. 아무튼 고쳐 쓰는 데는 가능한 한 많은 시간을 들인다. 주위 사람들의 충고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을 염두에 두고 참고하며 고쳐나간다. 조언은 중요하다. 장편소설을 다 쓰고 난 작가는 대부분 흥분 상태로 뇌가 달아올라 반쯤 제정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보의 정리정돈에 필요한 필터

정보가 많다고 늘 도움이 되는 건 아니다. 과다한 정보는 인식을 돕는 것이 아니라 인식을 흐려놓는다. 정보를 수집하는 것보다 정보를 버리는 게 어렵다.

모든 스포츠에는 인원 제한이 있다. 한 선수를 내보내지 않는 한 다른 선수를 출전시킬 수는 없다. 너무 정보가 많으면 정말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이 힘들어진다.

정보는 수집보다 찾기 쉽게 정리정돈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식 생산을 위해서는 일단 일정 양을 모아야 한다. 축적이 먼저다. 양이 나와야 질을 확보할 수 있다. 다음은 정보의 분류다. 난 늘 이 정보를 어느 카테고리에 넣을까 고민한다.

지식 생산을 위해서는 편집과 짜깁기의 공통점과 차이를 알아둘 필요가 있다. 둘 다 관련 정보를 모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차이는 나만의 생각과 의견이 있느냐의 여부다. 그게 있으면 편집이고 없으면 짜깁기다.

 

고수들의 어른 공부법

공자의 공부법 요령 첫 번째는 즐기는 것이다.

두 번째는 박학다식이다. 넓게 배워 많이 알아야 한다. 넓게 파야 깊이 팔 수 있다. 세 번째는 배우고 수시로 복습하는 것이다. 바로 그 유명한 학이시습(學而時習)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때때로 혹은 수시로의 뜻을 가진 ()’. 배우는 것과 배운 걸 익히는 건 완전 다르다.

네 번째는 공부와 생각의 결합이다.

다섯 번째는 공부와 실천을 결합하는 것이다. 공자는 덕을 닦지 않는 것, 열심히 배우지 않는 것, 옳은 것을 듣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것, 좋지 않은 언행을 고치지 않는 것이 나의 근심거리다.”라고 말했다.

여섯 번째는 옛날 지식과 요즘 지식을 연계하는 것이다. 온고지신이 그 말이다.

일곱 번째는 견강부회하지 않는 것이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주관적 견해를 마구 쏟아내는 것을 단호히 반대했다.

중용에서 소개한 다섯 가지 실천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박학(博學)으로 널리 배우는 것이다. 둘째, 심문(審問)으로 깊이 파고들어 묻는 것이다. 셋째, 심사(深思)로 깊이 생각하는 것이다. 넷째, 명변(明辯)으로 명확하게 판단해서 말하는 것이다. 다섯째, 독행(篤行)으로 진실하게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다. 이 다섯 가지를 줄여 학문사변행(學問思辨行)으로 부른다. 배우고, 묻고, 생각하고, 분별하고, 행동하라는 것이다.

 

독서만권행만리로

고염무는 명말청초 시대 대표학자다. 유명한 독서만권 행만리로를 주장했다. 만 권의 책을 읽고 만 리 길을 다니라는 것이다.

그는 매일 읽어야 할 책의 권수를 스스로 규정했다. 매일 다 읽은 책을 베껴 썼다. 필사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이다. 찰기를 썼는데 일종의 독서일기 같은 것이다. 무려 30년 동안이나 그렇게 공부했다. 배웠으면 당연히 물음이 있어야 한다.

학문(學問)이란 두 글자는 반드시 떼어놓고 보아야 한다. 학은 학이고 문은 문이다.

 

처칠의 스승이자 우주전쟁의 저자 허버트 조지 웰스(Herbert George Wells)20세기 초반 사상가인데 그가 대표 선수다. 그는 인류 역사 관련 공부를 시작했고 공부하다 보니 고고학으로 넓어졌다. 땅을 파다 보니 화석학을 공부하게 되고, 화석학을 하다 지층에 의문을 가져 지질학과 지층학을 공부한다. 또 지층을 연구하다 보니 지구 역사가 우주에서 온 것 같아 우주학을 공부한다. 그러다 우주학과 함께 신학을 공부한다. 신은 인간의 형상을 닮아 다시 인류학으로 되돌아왔다.

 

모이 겐이치로의 뇌가 기뻐하는 학습법에 나오는 공부법도 흥미롭다. 그는 강화학습이라 부르는 세 가지 핵심 전략을 제시한다. 그는 뇌를 자동차 엔진에 비유한다. 시동 꺼진 뇌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늘 뇌에 시동을 걸어 뜨겁게 달아오르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첫째, 어렵다고 미뤄뒀던 난제에 지금 당장 도전하라는 것이다. 뇌는 익숙하고, 쉬운 것에 빠져들면 성능이 뚝 떨어지는 특성을 갖고 있다.

둘째, 강력한 타임 제한(time pressure)으로 뇌에 압박을 가하라는 것이다. 뇌는 시간 여유가 많다고 높은 성과가 나오는 건 아니다.

셋째, 5분이라도 좋으니 완벽하게 학습에 몰입하라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의 어른 공부법

그는 늘 새로운 것에 도전했다. 평생 여러 종류의 직업을 가진 것도 그 때문이다. 첫 직장은 함부르크에 있는 무역회사에서 직원으로 일했고 투자은행의 프랑크푸르트 지점에서 일하기도 했다. 틈틈이 신문에 칼럼을 실었고 나중에는 교수가 되었다. 3년마다 새로운 곳에 도전했다.

1942년부터 1949년까지 베닝턴 대학에 재직하면서 정치이론, 미국 정치, 미국사, 경제사, 철학, 종교 등 폭넓은 주제로 가르쳤다. 가르친다는 것은 그 자체로 배우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수많은 고수를 만났다. 16세 때 토마스 만을 만났는데, 그때는 만이 노벨 문학상을 받기 수년 전이었고 이미 대작가의 반열에 올라 있었다. 대학교수 시절에는 동료 중 고수가 많았다. 모던댄스의 마사 그레이엄, 경제인류학자 칼 폴라니, 정신분석학자 에릭 프롬, 건축가 리하르트 노이트라 등이 있었다. 쇠는 쇠로 강하게 할 수 있고 고수는 고수를 통해 더 큰 고수로 성장하는 것 같다.

 

그는 많은 책을 읽고 많은 책을 썼다. 확실한 계획을 세워 집중적으로 읽고 썼다. 프로젝트가 끝낼 때마다 책을 한 권씩 써서 평생 30여 권의 책을 썼다. 그중 1945년 제너럴모터스를 컨설팅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경영의 실제는 최고의 저서로 인정받고 있다. 이 책으로 그는 매니지먼트를 발명했다는 말을 들었다.

가장 빨리 배우는 방법은 가르치는 것이고 가장 효과적으로 일하는 방법은 책을 쓴다는 목표로 일을 하는 것이다.

 

지식에는 숙성 시간이 필요하다

지켜보는 냄비는 끓지 않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생각을 오래한다고, 그 생각만 한다고 그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때로는 덮어두고 알아서 숙성하게끔 놔두는 것이 좋다. 지식도 비슷하다.

특정 분야에서 전문가로 성장하고 주변에서 이를 알아볼 때까지 때를 기다리란 것이다.

 

생각하지 않는 힘과 시간의 힘

생산적인 학습을 위해서는 의식 못지않게 무의식을 잘 활용해야 한다. 생각하는 힘보다 생각하지 않는 힘이 더 필요하다. 매 순간 무언가를 의식하고 행동하면 에너지가 너무 많이 든다. 때로는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고수다.

좋은 포도주를 만들기 위해 포도, 포도를 담는 통, 적정한 보관장소 등 필요한 것들이 있다. 그중 정말 중요하지만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시간의 소중함이다. 좋은 포도주를 위해서는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 포도를 딴 후 며칠 만에 포도주를 만들 수는 없다.

 

준비가 덜 되어도 앞으로 나아가라

양들은 겨울이 오기 전에 양털을 깎는다. 그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털을 깎지 않은 양은 털을 믿고 자만한다. 자칫 추운 겨울에 얼어죽기도 한다. 하지만 털을 깎은 양은 추위를 견디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인다. 준비가 될 때를 기다리기보다는 일단 어려워 보여도 도전하라.

 

지식주의자의 토론은 다르다

-조한별, <세인트존스의 고전 100권 공부법>

세인트존스는 가르치지 않는 학교다. 교수는 강의하지 않는다. 강의와 수업 대신 100% 토론을 한다.

보통 학교에서 하는 강의와 토론의 차이는 뭘까? 보통 강의는 교수가 수업을 준비하고 학생은 준비할 필요가 없다. 그냥 들으면 된다. 토론은 그렇지 않다. 학생이 수업 준비를 해야 한다. 보통 강의는 학생들이 선생님 강의를 들은 후 공부를 한다. 토론은 학생이 준비를 해야만 한다. 토론 주제에 대한 예습이 필수다.

고전은 읽는 책이 아니라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토론은 대화의 질을 높이고 책에 대한 다양한 접근을 격려하고 다른 시야를 갖게 한다.

 

고수의 공부 예찬

-배움 관련 격언과 단상

일생의 계획은 젊은 시절에 달려 있고, 일년 계획은 봄에 있고, 하루 계획은 아침에 달려 있다. 젊어서 배우지 않으면 늙어서 아는 것이 없고, 봄에 밭을 갈지 않으면 가을에 바랄 것이 없으며, 아침에 일어나지 않으면 한 일이 없게 된다. _공자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은 계속해서 학습한다는 것이다.

 

미래의 학교는 단순한 지식만이 아니라 그것을 조작하는 방법까지 가르쳐야 한다. 학생들은 낡은 생각을 어떻게 버리고, 언제 그것을 바꿀 것인가를 배워야 한다. 즉 배우는 방법을 배워야만 한다. 미래의 문맹자는 읽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배우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사람이다. _앨빈 토플러

21세기의 문맹자는 학습을 중단한 자다. 모르는 것은 수치가 아니다. 모르지만 안다고 생각하고 아무것도 배우려 하지 않는 것이 수치다.

 

배우기를 멈춘 사람은 스무 살이든 여든 살이든 늙은이다. 계속 배우는 사람은 언제나 젊다. 인생에서 가장 멋진 일은 마음을 계속 젊게 유지하는 것이다. _헨리 포드

배움이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고 삶이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고 가르침이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일깨우는 것이다. _리차드 바크

 

식욕 없는 식사는 건강에 해롭듯이, 의욕이 동반되지 않은 공부는 기억을 해친다. _레오나르도 다빈치

 

사람들에게 어떤 것도 가르칠 수 없다. 다만 그들이 자기 안에서 무언가를 찾도록 도울 수 있을 뿐이다. _갈릴레오 갈릴레이

가르친다는 것은 가장자리를 친다는 의미다. 선생이 다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변죽을 울려 학생으로 하여금 생각하게 하고 깨닫게 하는 것이다.

 

모든 것에 대해 약간씩 아는 것이 어느 한 가지에 대해서 전부 아는 것보다 훨씬 낫다. 보편성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것이다. _파스칼

 

잘난 사람은 남을 반박한다. 현명한 사람들은 자기 스스로를 반박한다. _오스카 와일드

 

모든 현명한 것은 이미 누군가가 생각한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할 뿐이다. _괴테

 

학문은 반복에 대한 예견이다. _생텍쥐페리